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 수원삼성-부산아이파크
부산과 수원은 지난 2010년 FA컵 결승전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엔 수원이 이겼다. 부산 |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K리그 챌린지(2부 리그) 팀의 사상 첫 우승 도전이 이뤄질 것인가. 아니면 지난 시즌 우승 팀이 다시 한 번 정상 정복에 도전할 것인가.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가 25일 오후 7시 30분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2017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결전을 벌인다. 준결승을 너어서면 역사에 길이 남을 우승 타이틀 뿐 아니라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에도 도전할 수 있는 만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2년 첫 우승 이후 통산 4번째 왕좌에 오르며 포항과 더불어 FA컵 최다 우승팀이 됐다. 2011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5년만에 풀기도 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4위(승점 57)에 올라있는 수원은 ACL 출전권 확보를 위해 3위 이내의 성적을 노려야하는 입장이다. 물론 FA컵에서 우승한다면 ACL 출전권을 얻을 수 있지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FA컵에 온 힘을 쏟기는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이미 결승에 진출해있는 리그 3위 울산(승점 59)과 결승전 맞대결을 택하기 보다 4위로 끌어내리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행여 부산과 준결승전에 힘을 집중했다가 경기를 그르칠 경우 오는 29일 이어지는 강원과 리그 36라운드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칫 서울(승점 55)에세 밀려 4위에서도 물러날 수 있어 조심스러워지는 수원이다. 게다가 지난 21일 열린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근육부상을 당한 주전 골키퍼 신화용이 이번 FA컵 준결승전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어서 전력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수원 구단은 이번 경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수원 관계자는 “이번 FA컵 준결승전이 구단 역사상 1000번째 경기다. 현재까지 999경기를 치러 472승 269무 258패를 기록중”이라고 밝히며 10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자축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반면 부산은 지난 2004년 FA컵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 경험이 없었다. 이번 맞대결은 수원이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10년 결승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한을 풀어낼 수 있는 기회다. FA컵이 지난 1996년 시작됐고, K리그 승강제가 2013년 본격 도입됐는데 아직 최상위 프로리그 외의 팀이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없었던 만큼 새로운 역사창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상황은 수원보다 부산이 유리해보인다. 일찌감치 챌린지 2위를 확정한 부산은 남은 리그 한 경기를 신경쓰지 않아도 좋은 입장이다. 더욱이 갑작스러운 변고로 유명을 달리한 故 조진호 감독의 영전에 우승의 영광을 바치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뜨겁다. 부산 관계자는 “승격과 FA컵 우승의 목표를 갖고 헌신해온 조진호 감독을 팬들과 함께 추모하기 위해 이번 준결승전에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을 잡기 위해 리그 경기에서 전략적인 체력안배도 했다. 지난 22일 치른 안양과 35라운드 경기에서는 기존 주전 자원들에게 휴식 기회를 주면서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한지호, 이경렬 등 경험있는 선수와 신인 이준희, 이동준 등을 적절히 조합해 승리를 거뒀다. 공격 첨병인 ‘쌍협’ 이정협, 임상협을 비롯해 고경민, 이재권 등 다수의 주력자원들이 FA컵에 신경을 집중하며 훈련중이다. 전력을 다해 한 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부산이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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