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롱보드 위에서 한 마리 나비처럼 아름답게 춤추는 '롱보드 댄싱'을 아시나요? 지난 2015년 한 여성 라이더의 영상이 SNS 채널을 통해 퍼지고, BBC 등 외신에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롱보드 열풍은 방송계로 번져 각종 프로그램과 광고의 소재로 쓰였고, 낯선 스포츠였던 롱보드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트렌디한 취미로 자리 잡았죠.


라이더 최진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13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핫스타입니다.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걸그룹 다이아 멤버 정채연을 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대학에서 항공관광을 전공 중인 그는 학업과 롱보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는데요.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롱보드를 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진 : 평소 학교와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는 걸 즐겼어요. 약 2년 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화제가 된 여성 라이더의 영상을 봤는데, 그 모습에 반해 도전하게 됐죠.


Q :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최진 : '크로스 스텝'과 '피터 팬' 등 다양한 기술이 있는데 하나하나 익힐 때마다 성취감이 커요. 체력 소모가 커서 다이어트가 필요 없고, 키킹을 하면 자연스럽게 힙업도 되죠.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롯해 SNS에 영상을 올릴 때마다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데, 좋아하는 걸 하면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인정까지 받으니 이보다 더 좋은 건 없겠죠?


Q :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최진 : 실력이 많이 부족해 입상보다 참가에 의의를 뒀어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라이더들의 보딩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죠. 열정적인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대회 출전을 계기로 현재의 팀(클래식 롱보드)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Q : 즐겨 찾는 '보딩 스팟'이 있는지.


최진 :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자주 가요. 바퀴가 작아 바닥에 균열이 있으면 안 되고, 사람이 붐비지 않는 넓은 공간에서 타야 해서 적당한 장소를 찾는 게 어렵죠. 서강대교 인근 여의도 한강공원이 경치가 좋은데, 집에서 멀어 자주 가진 못해요.


Q : 롱보드를 타면서 크게 다친 적은 없나요?


최진 :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춤추는 '댄싱'을 하는데 부상 위험이 크지 않아요. 겁이 많아 항상 보호대를 착용하기도 하고. 실제와 영상 속 모습이 다르다고요? 촬영할 땐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신 있는 기술만 선보이거든요(웃음).


Q : 광고와 콜라보레이션 작업 제의가 많이 들어올 듯합니다.


최진 : 그동안 학교 수업 때문에 대부분 거절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아쉽더라고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죠(웃음). 경제적인 부분을 떠나 하고 싶은 것과 꿈이 많은 시기잖아요. 학업에 크게 지장을 주는 게 아니라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학점이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C 학점도 없고.


Q : 유난히 해외 네티즌에게 인기가 많은데요.


최진 : 전 세계 이슈를 다루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분홍색 가방을 메고 롱보드 타는 영상을 공유했어요. 조회 수가 1000만이 넘을 만큼 반응이 좋았고, 그 후 외국인들의 팔로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죠. 해외 네티즌의 댓글에 영어로 답을 해주다 보면 간혹 문법이 틀렸다는 지적을 받아요. 창피하다기보다 많은 사람이 보는데 잘못된 걸 바로잡을 수 있으니 좋더라고요.


Q : 정채연을 닮은 외모도 한몫하지 않았을까요?


최진 : 연예인을 닮았다고 하니 기분은 좋지만,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그분이 저보다 훨씬 예쁘죠. 올해 2월 이탈리아 DJ 듀오 'Merk & Kremont'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는데, 평소보다 화장을 덜 했음에도 반응이 좋더라고요. 뒷모습을 보여줘서 얼굴이 정면으로 안 나오지만, 영상을 촬영할 때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기에 선이 잘 나오면 전체적으로 예뻐 보이는 효과가 있죠(웃음). 찰랑거리는 생머리도 중요한 것 같아 쇼트커트는 꿈도 못 꾸고 있어요. 많은 관심에 감사하지만, 외모보단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Q : 치마를 입고 보딩하는 영상이 눈길을 끕니다.


최진 : 테니스 스커트를 입은 여성 라이더의 영상을 봤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안에 바지가 붙어 있어 노출 사고 위험도 없죠. 한 가지 의상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촬영할 때 치마를 입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연습할 땐 편한 티셔츠에 청바지가 최고죠.


Q : 롱보드 입문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요.


최진 : SNS 등에서 영상을 접한 뒤 혼자 타는 경우가 많은데, 롱보드는 여러 사람과 어울려 즐기는 스포츠예요. 쉽게 질리지 않고 각종 기술을 정확하게 배울 수 있어 지역별 크루 모임에 가입하는 걸 추천해요.


Q : 최근 '2017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최진 : 부모님과 이모의 권유로 출전했어요. "너는 뭐든지 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죠(웃음).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 전형을 통과했는데, 저보다 예쁘고 멋진 분들이 너무 많아 '여긴 내가 나올 곳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릴 곳만 가린 체형복을 입는 것도 너무 부끄럽고. 특별히 보여줄 게 없어 자기 PR 시간에 롱보드를 탔는데,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Q : 그렇군요. 향후 계획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최진 : 유튜브 계정을 활성화할 방안을 구상 중이에요. 스타일에 변화를 줘서 '걸크러시' 느낌 등 다양한 콘셉트의 영상도 만들고 싶고. 롱보드의 대중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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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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