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MBC 총파업에 참여 중인 신동진 아나운서가 피구 경기 중 배현진 아나운서의 다리를 공으로 맞혔다가 인사발령 조치 된 이른바 '피구 대첩'에 대해 폭로했다.


지난달 22일 한겨레 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신 아나운서는 2012년 MBC 파업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피구 경기 도중 신 아나운서는 앞에 있던 배 아나운서의 다리를 맞혔다. 이날 이후 신 아나운서는 이유 모를 인사 발령을 받았다. 그는 이 사건을 '피구 대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러 배현진씨를 맞히려고 한 건 아닌데 앞에 보였다. 그렇다고 피하고 싶진 않았다"며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 주조정실의 MD로 발령이 났다"고 밝혔다.


당시 신동호 국장에게 발령 사유를 물었더니 "우리는 그런 거 가르쳐주질 않아"라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신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연합회장을 아나운서실이 아닌 다른 곳으로 쫓아내면 안 된다는 기류가 있었는데 피구 사건이…"라고 웃으며 "발령 직전 있었던 건 피구 사건밖에 없다. 그때는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배 아나운서가 2012년 당시 파업에 동참했다가 돌연 방송 복귀를 한 것에 대해 "욕심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신 아나운서에 따르면 배 아나운서는 집념이 강한 성격이라고 한다.


배 아나운서는 처음 파업에 동참했지만 '현관에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프다'는 등의 이유로 참여율이 저조했다고 한다.


이후 배 아나운서는 "노조원도 자신한테 등 돌리고, 방송 3사 메인 여자앵커 공익선거 포스터를 찍어야 하는데 거기도 못 나갔다. 사측에서도 자기는 끝났다"며 "엉망진창 돼서 방송 복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펑펑 울었다고 신 아나운서는 전했다.


당시 우는 배 아나운서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남자 아나운서 몇몇이 케익을 사들고 집으로 찾아가던 중 TV 뉴스에 배 앵커가 등장했다. 신 아나운서는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했던 일대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신 아나운서는 배 아나운서에 대해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온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최종 목표지점까지 갔는데 바로 파업을 하니 그 자리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20대였으니 어린 마음에 안절부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뒤 배 씨가 사내 게시판에 노조에 대한 폭로성 글을 올렸는데, 이것이 기폭제가 돼 검찰이 파업 수사에 들어갔고 해고자들이 속출했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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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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