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선수 양학선
양학선(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돼 금의환향한 뒤 부모가 가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 동남마을 환영행사에 참석, 어머니 기숙향(왼쪽에서 두 번째)씨, 아버지 양관권(오른쪽에서 첫 번째)씨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고창 | 박진업기자

양학선
양학선이 지난 2012년 8월7일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연기하고 있다. 런던 | 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도마의 신’으로 불리는 체조선수 양학선(25·수원시청)이 3년 만에 복귀한 세계 무대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했다. 결선 무대에 오르고 나서도 어쩔 수 없이 기권할 수 없었던 그의 속사정이 있었다.

양학선은 지난 4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7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남자 도마 예선 1, 2차 시도 평균 15.283점을 따내면서 총 45명 중 1위를 기록했다. 그는 1차 시기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0점의 기술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을 시도해 15.600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는 난도 5.6점짜리 로페즈 기술로 14.966을 획득했다. 평균 점수 15점대의 기록은 다른 경쟁자들도 따라오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양학선은 결선 무대를 포기했다.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 때문이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은 2011년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를 2연패하며 세계 체조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이라는 기술까지 인정받으며 세계 최정상에 올랐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당시 그는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양학선’을 시도했지만 부상 여파로 은메달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 역시 양학선은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나섰다. 그의 모친 기숙향 씨는 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양학선이)메달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지만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가 될 것 같다’고 우겨서 대회에 출전했다”며 아들을 걱정했다.

양학선은 햄스트링 부상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체조선수로서 수명이 많이 남지 않은 양학선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햄스트링 부상에도 출전을 강행했다. 그러나 양학선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를 지켜 본 기 씨는 “밤마다 부상 통증으로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 욕심 많은 아이가 오죽했으면 기권했겠느냐”라며 “(양학선이)연락해서 ‘엄마 나 기권했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라.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랬겠느냐”라고 결선 무대를 앞두고 포기한 양학선의 사정을 설명했다.

부상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3년간 세계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양학선은 암흑의 시간을 걸었다. 지난해 3월에는 리우올림픽 선발전을 앞두고 마루 종목 훈련 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기도 했다. 기 씨는 “(양학선은)재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일어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 목이 메일 때가 많았다”라고 양학선의 힘든 재활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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