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하게 은퇴식을 치르기는 했지만, NC 다이노스 이호준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진짜 강자’를 가리는 포스트시즌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열린 지난달 30일 은퇴식을 치른 이호준에게 포스트시즌은 단순한 보너스 경기가 아니다.

 팀이 정말 이호준을 필요로 한다.

 NC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는 이호준의 이름이 들어가면서 묵직해졌다.

 김경문 NC 감독은 “타자로서 워낙 도움이 되니까”라며 이호준을 당연히 엔트리에 포함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욱이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가 기존 ‘28명 등록, 28명 출장’에서 ‘30명 등록, 28명 출장’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베테랑 이호준을 제외할 이유가 더욱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호준은 상대 투수에 따라서 선발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도, 경기 중간에 큰 기회에서 대타로 내세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준은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벌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는 땅볼로 잡혔지만,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1사 1, 2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박석민의 좌전 적시타에 이호준은 3루까지 달렸다. 기회를 이어간 NC는 이호준을 대주자 이재율로 교체했다. 이재율은 이후 SK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폭투에 홈에 들어왔다.

 NC 팬들은 이호준이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힘찬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호준은 앞으로 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포스트시즌 최고령 경기 출장 신기록이다.

 이호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 출전하면서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출장을 기록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0세 8개월 25일로, 이종범(당시 KIA)이 2011년 SK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기록한 41세 1개월 28일을 약 5개월 차로 뒤쫓았다.

 하지만 그는 5일 41세 7개월 27일의 나이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장하면서 이 타이틀을 가져왔다.

 오는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벌이는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 출전하면 매 경기 이 기록을 늘려나가게 된다.

 이호준이 얼마나 활약하고 NC가 가을야구 이야기를 어디까지 써내려가느냐에 따라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장 기록이 정해진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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