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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바야흐로 아이돌 오디션 전성시대다. 2010년대 초반 엠넷 ‘슈퍼스타K’가 전 국민 오디션 신드롬을 이끌었다면 2017년에는 아이돌 오디션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아이오아이’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엠넷 ‘프로듀스 101’은 올해 역대급 신인그룹 ‘워너원’을 탄생시켰다. 비단 ‘워너원’ 뿐 만아니라 ‘프로듀스 101’ 출신들은 가요계는 물론 방송계와 연예계 전반을 휩쓸며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했다. 물론 그 과정 속에 악마의 편집과 공정성 문제, 그리고 출연자의 과거와 인성, 또 무분별한 팬덤 경쟁 등의 논란도 존재했지만 이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의구심은 모두 사라졌다.

‘프로듀스 101’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자 지상파는 물론 YG엔터테인먼트까지 앞다투어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고 있다. KBS의 아이돌 재기 프로젝트 프로그램 ‘더 유닛’은 다음달 방송을 앞둔 가운데 기존 아이돌 그룹, 연습생, 배우까지 참가자로 나서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만들고 JTBC에서 방송되는 ‘믹스 나인’도 비슷한 첫 방송을 하며 맞대결한다. ‘믹스나인’은 ‘프로듀스 101’을 기획한 한동철 PD가 YG 이적 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MBC 역시 현재 파업으로 제작 시기는 미뤄졌지만 또 다른 방식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프로듀스 101’을 꿈꾸는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지만 장미빛 성공을 보장 할 순 없다. 과거 ‘슈퍼스타K’가 큰 성공을 거두자 지상파와 케이블은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슈퍼스타K’마저도 시즌을 거듭하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급격히 떨어졌고 올해 마지막 시즌을 마친 SBS ‘K팝스타’ 정도가 다른 프로그램과는 차별성을 가지며 성공했지만 시즌별 편차가 큰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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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으로 성공을 맛 본 엠넷과 CJ E&M은 이미 지난해 ‘소년24’와 올해 ‘아이돌학교’를 방송 중이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CJ E&M이 3년간 250억 원을 투자하는 공연형 아이돌 그룹 결성 프로젝트 ‘소년24’는 지난달 최종 데뷔 멤버를 결정했지만 대중의 관심과는 멀어졌다. 방송전부터 여러 구설에 휩싸인 ‘아이돌학교’는 이제 걸그룹 멤버가 결정되는 마지막 생방송 무대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꽃길’을 걸을지는 미지수다.

‘소년24’와 ‘아이돌학교’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현재 준비중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현역 아이돌이나 남·녀 아이돌 경쟁 등 참가자의 다양성과 여러 장치를 준비하며 차별성을 꾀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신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그리고 경쟁과 생존을 강조하는 오디션이라는 포맷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적지 않고 피로감도 적지 않게 쌓여 있다. 그리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팬덤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기존 팬덤 이동의 그치고 있어 향후 탄생할 팀의 생존은 점차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겉으로 보기에는 방송국과 연예 기획사는 윈-윈 전략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도 갑을관계는 분명 존재한다. 연예계 시장에 거대한 규모와 플랫폼을 소유한 방송사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더 유닛’과 ‘믹스나인’은 비슷한 시기 방송을 앞두고 출연자 섭외 경쟁을 치열하게 펼쳤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회사들이 불이익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특히 힘이 없는 중소 기획사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기 위해 속앓이를 해왔다. 일부에서는 이럴바에는 아예 파업으로 제작 시기를 알 수 없는 MBC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는게 가장 나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연습생 혹은 데뷔 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아이돌 등 스타가 되기 위해 수년간의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의 간절함과 절실함을 그 바탕에 있다. 참가자의 진정성만 생각한다면 모든 프로그램의 성공을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작자 측이 프로그램의 맹목적인 성공을 위해 진정성만을 악용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프로듀스 101’의 명성을 잇거나 넘어설 지 궁금증이 커진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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