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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화 배영수, 김태균, 정우람.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10년 째 가을 야구 진출 티켓을 받지 못한 한화는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며 남은 시즌을 치르고 있다.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에 비해 베테랑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가운데서도 한화의 베테랑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시즌 막판까지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한화 베테랑 투수 배영수(36)는 지난 2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7.2이닝 동안 5안타(1홈런) 2볼넷 5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7패)째를 따냈다. 지난 6월 10일 대전 삼성전 이후 무려 102일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승리로 통산 135승을 기록한 그는 김원형(134승)을 제치고 통산 최다승 부문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어쩌면 올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였기에 배영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또한 최근 부정투구 논란에 휘말리며 겪은 마음고생과 팬에 대한 미안함도 이날 경기 승리를 더욱 갈망하게 한 요소로 작용했다. 결국 바라던 승리 투수가 되면서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 경기 후 배영수는 “그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승리를 해서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12일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한 달 넘게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김태균(35)도 시즌 막판 복귀 가능성이 높다. 부상 이후 지켜보는 후배들이 깜짝 놀랄 만큼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 김태균은 최근 상무와 연습경기에도 출전해 타격감을 조율했다. 지난 20일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청주에서 열린 상무와 연습경기를 직접 보고 왔다. 무엇보다 통증이 없어야 하는데 (김)태균이가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 본인이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앞으로 별 문제가 없다면 시즌 막판에는 팬 앞에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의 의지와 행동은 본인 뿐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3일 연습 타구에 종아리를 맞아 휴식을 취하던 마무리 투수 정우람(32)도 20일 LG전에 등판해 1.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지난 9일 NC전에서 시즌 25세이브를 거둔 이후 11일 만에 26세이브째를 따냈다. 원래 이날 정우람의 등판은 계획에 없었다. 본인이 자처해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 감독대행은 “원래 (정)우람이를 잠실에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본인이 오겠다고 해서 데려왔다. 내가 먼저 물어보지 않았는데 본인이 와서 던지겠다고 얘기하더라”라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순위 싸움이 의미가 없어진 한화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베테랑들의 솔선수범이 팀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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