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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어빙 로사노가 지난 2일 파나마와의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멕시코는 이날 승리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출처 | CONCACAF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지구촌 축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여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륙별 예선은 오는 10~11월 4차례 A매치데이에 벌어지는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6일까지 전체 32장의 본선 티켓 중 25%인 8장이 주인을 가린 가운데 막바지 레이스가 치열하게 벌어진 전망이다. 러시아행을 확정지은 나라, 또 본선에 유력하게 다가간 나라는 어디일까. 반대로 이변의 희생양은 어느 국가가 될까.

◇ 브라질부터 벨기에까지…러시아행 확정 8개국은

본선행을 마무리한 8개국은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브라질(남미)과 한국,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이상 아시아), 멕시코(북중미), 벨기에(유럽)다. 1930년 초대 대회부터 월드컵 전 대회에 모두 참가한 브라질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에서도 전체 18라운드 중 14라운드를 마친 지난 3월29일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하며 개최국을 빼고 가장 먼저 본선 진출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7~14라운드에서 파죽의 8연승을 챙기면서 초반 6경기 2승3무1패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러시아 월드컵 우승 후보임을 입증했다. 이란과 일본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각 조 1위를 차지해 러시아행 조기 확정을 달성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뉴질랜드와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던 멕시코는 이번엔 북중미 최종예선 7경기 5승2무의 좋은 성적을 내고 러시아로 가는 티켓을 손에 쥐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15명이나 되는 벨기에도 유럽예선 H조에서 7승1무를 질주하며 각 조 1위에 배정되는 직행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이어 6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로 가는 문을 열었다.

◇ 독일-잉글랜드-스페인-코스타리카도 유력

6개국 외에 러시아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국가들은 독일과 잉글랜드, 스페인(이상 유럽), 코스타리카(북중미), 나이지리아(아프리카) 등이 꼽힌다. 독일과 잉글랜드는 각각 두 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각 조 2위에 승점 5로 앞서 있어 본선행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페인은 지난 3일 라이벌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 마지막 고비를 넘었다. 코스타리카도 남은 3경기 중 한 번만 이기면 러시아에 간다. 나이지리아는 알제리, 잠비아, 카메룬이 몰린 아프리카 최종예선 죽음의 조 ‘B조’에서 3승1무를 기록, 3회 연속 본선행을 눈 앞에 뒀다. 스위스, 세르비아, 폴란드(이상 유럽), 튀니지, 코트디부아르(이상 아프리카) 등도 러시아 가는 길에 순풍을 받고 있다.

◇ 아르헨티나-프랑스-포르투갈 ‘노란 불’

반면 노란 불이 켜진 강호들도 있다. 4회 우승팀 이탈리아와 2회 우승팀 아르헨티나,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 우승국 포르투갈, 세계적 스타들이 즐비한 프랑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등이 그렇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1패에 그쳐 유럽예선 각 조 2위 중 상위 8개팀이 서로 짝을 지어 11월에 맞붙는 플레이오프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킬리앙 음바페와 우스망 뎀벨레, 폴 포그바 등 세계 축구 이적료 2~4위 선수를 한꺼번에 보유한 프랑스는 지난 4일 최약체 룩셈부르크와 0-0으로 비기는 망신을 당했다. 승점 17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으나 2위 스웨덴(승점 16)에 덜미를 잡힐 수도 있다. 프랑스와 같은 조인 네덜란드는 승점 13으로 3위에 머무르고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불투명하다.

유럽예선 B조 2위인 포르투갈은 내달 11일 1위 스위스와 홈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만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팀이자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승점 23으로 10개국 중 5위에 머물고 있다. 남미 예선은 브라질이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비롯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칠레, 페루,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 7개국이 남은 3.5장의 티켓을 위한 대혼전을 연출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케이프 베르데, 첫 본선행 이룰까

월드컵의 묘미는 매 대회 ‘첫 출전국’을 배출했다는 점에 있다. 2014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2010년 슬로바키아, 2006년 토고, 가나, 앙골라, 코트디부아르, 트리니다드 토바고, 우크라이나, 2002년 중국, 세네갈, 슬로베니아, 에콰도르 등이 자국민들에게 월드컵 첫 본선행을 선물했다.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선 아프리카의 부르키나 파소와 우간다, 두 나라가 주목받고 있다. 부르키나 파소와 케이프 베르데 D조에서 나란히 1승2무를 기록, 세네갈(승점 5), 남아공(승점 4)을 따돌리며 1~2위를 달리고 있다. 우간다는 E조에서 승점 7로 이집트(승점 9)에 이은 2위다. 아프리카에서 이변이 일어나는 이유론 시드 배정 방식의 변화가 꼽힌다. 이번 대회부터 전 대회 본선 진출국에 톱시드가 부여되지 않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 톱시드 및 2·3·4번 시드 배정이 이뤄지면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나란히 출전했던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카메룬이 한 조에 속했다. 이는 다른 조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하나도 없는 우간다는 지난 1일 북아프리카 강호 이집트를 1-0으로 이기면서 당찬 ‘꿈’에 도전하고 있다.

◇12월1일 본선 조추첨…톱시드는 10월 FIFA 랭킹으로 확정

러시아 월드컵 예선은 11월14~15일 열리는 아시아 5위-북중미 4위, 오세아니아 1위(뉴질랜드)-남미 5위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2015년 3월부터 시작된 2년 8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본선 조추첨은 12월1일 수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의 대표적 건축물 크렘린 궁에서 열린다. 러시아가 개최국 자격으로 톱시드 8개국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FIFA는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이번에도 오는 10월 FIFA 랭킹으로 남은 톱시드 7개국을 결정할 예정이다. 11월엔 본선행 조기 확정 국가의 경우 FIFA 랭킹 포인트를 적게 받는 평가전을 하기 때문에 FIFA는 10월 랭킹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참고로 지난 8월 FIFA 랭킹 상위 7개국은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스위스, 폴란드, 포르투갈, 칠레다. 이어 콜롬비아, 벨기에, 프랑스가 각각 8~10위를 달리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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