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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가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페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제공 | 대한체육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북한의 핵실험이 ‘레드 라인(Red Line)’을 밟은 것으로 여겨지면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받게 됐다. 북한의 평창행에 ‘레드 라이트(Red Light)’가 켜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인 평창 올림픽 참가 및 남·북 단일팀 구성 촉구에도 불구하고 어떤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 단일팀 결성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한 시점에서 남은 관심사는 북한 선수들의 출전 여부인데, 이 역시 점점 불투명해지는 게 사실이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동계 종목이 낙후된 북한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자력 진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피겨 페어의 렴대옥-김주식 조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오는 27일부터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올림픽 피겨 예선전을 겸해 열리는 ‘네벨혼 트로피’에 북한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 신청을 했다. 이 대회에서 기존 올림픽 출전권 획득 국가 선수들 외에 5위 이내에 진입할 경우 평창행 티켓을 거머쥔다. 최근 캐나다에서 전지훈련과 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대리인을 통해 “평창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 독일 등 유럽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의 참가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달 31일 “최근 북한이 올림픽 참가 자격을 주는 각 종목 국제대회에 참가 의향서를 낸 것으로 안다. 북한의 참가를 믿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구닐라 린드베리 IOC 조정위원장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 선수들이 추가 훈련으로 올림픽 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다만 북한 선수들이 티켓을 따더라도 결국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이들은 북한 당국이기 때문에 변수가 적지 않다. 지금 처럼 북한이 미국과 대치하고, 한국을 외면하는 상황이라면 렴대옥-김주식의 평창행을 낙관할 수 없다. 북한은 이미 오는 17~21일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우리 태권도 시범단의 요청을 거부했다. 한국이 중심이 된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지난 6월 ITF와 평양 방문에 합의했으나 북측은 최근 “지금과 같은 시기에 남측의 WTF 시범단이 평양에 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메일로 약속을 깨트렸다. 체육계에선 “북한이 일단 평창 티켓을 따 놓은 뒤 정세 변화를 보며 대회 직전에 출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지난달 폐막한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에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파견, 12개의 금메달을 따 7위에 오르는 등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만큼 평창 올림픽 출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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