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 스틸이미지
영화 ‘덩케르크’ 스틸
영화 ‘덩케르크’는 익명 병사의 생존기라는 단순한 이야기지만, 구조와 플롯은 복잡하다. 시공간을 분리해 육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라는 육·해·공의 세 가지 층위에서 스토리를 교차 편집한다. 이야기의 흐름을 끌어가는 시선도 각 시공간을 대표하는 익명의 연합군 병사, 민간선박을 이끄는 도슨 가족, 공군 조종사로 나뉜다. 여기에 네 번째 시선, 즉 작전을 지휘하는 해군장교의 전체를 아우르는 시선을 더했다. <‘임세은의 영화이야기’ 중에서>

2017년의 블록버스터라면 영화 ‘덩케르크’이다. 영화를 보는 시선은 바다, 하늘, 땅의 시선과 살아남기 위한 자들의 투쟁을 본다. 그러나 기상학자인 나는 날씨를 본다. “인간의 어떤 전장에서도 그렇게 절묘한 날씨가 계속돼 몇십만명에 달하는 병력이 성공적으로 철수한 적은 없었다.”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날씨를 분석한 기상학자들의 말이다. 오늘부터 5주에 걸쳐 덩케르크와 날씨 이야기를 들려드릴 계획이다.

‘다이나모(Dynamo) 작전’은 덩케르크에 갇혀있었던 연합군 구출 작전 암호명이다. 통상 자신보다 객관적 전력이 강한 적과 싸울 때는 상륙작전보다 해상후퇴가 더 어렵다. 그러나 용맹한 영국 공군의 용전, 영국 해군의 분투는 기적을 만들었다. 영국은 온갖 종류의 배 887척을 끌어 모아 덩케르크에 포위되어 있던 연합군을 무사히 철수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연합군이 덩케르크의 좁은 해변에 갇히게 된 배경을 보자. 1939년 전격적으로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은 이어 노르웨이를 점령함으로써 야욕을 드러냈다. 두 번의 전쟁에서 연합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허약함을 본 히틀러는 드디어 1940년 서유럽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독일은 네델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4나라를 동시에 공격했다. 80개의 전투부대가 이 낮은 지형의 나라를 전격적으로 침략했다. 네덜란드에 투하된 독일의 공수부대에 의해 네덜란드는 점령당했다. 로멜과 구데리안의 독일 전차부대는 전광석화처럼 프랑스군을 남북으로 분리시켜 버렸다. 벨기에가 항복하였고 영국의 병참선이 차단됐다. 이제 서북부지역의 프랑스와 영국군은 해안 쪽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흡사 그물에 걸린 고기같이 좁은 해안지대에 수십만의 연합군이 몰리고 만 것이다. 최악의 대량학살전쟁이 벌어질 참이었다.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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