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321소지섭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배우 소지섭의 얼굴에서 여유가 묻어났다.

‘군함도’라는 대작에 함께 참여했다는 뿌듯함도 보였고, 생애 처음으로 ‘떼 주연’작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에 앞서 1945년 지옥의 섬, 군함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많은 스태프 및 배우들과 함께 이 큰 영화를 무사히 마쳤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소지섭은 “5년 만에 영화 인터뷰를 하는 것인데, 그 사이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서 아직은 적응이 잘 안된다”며 웃기도 했다. 극중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맡은 그는 투박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역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어느때 보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보람이 더 있어 좋았다”는 배우 소지섭을 만났다. ②에 이어

- 음악하는, 아티스트 소지섭이다.

정말 좋아서 하는 거에요.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 앞에서만 하고 싶어요. 이것을 누구에게 평가를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안했을 거에요. 무엇보다 음악은 내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배우들은 남이 주는 대사만 내뱉잖아요. 그러나 음악은 내 얘기를 쓸 수 있으니까. 그래서 사랑 얘기는 다 제 경험에서 나왔어요. 또 다른 생각으로는 음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도 있는 계기가 되고요.

- ‘매니지먼트사 대표’ 소지섭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요. 저에게 항상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직원들이라서 좋아요. 예전에는 신인을 키울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덧 마음이 열리더라곡요. 현재 소속사에 신인 2명이 있어요.

- 2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절의 배우 소지섭을 되돌아 본다면.

저는 기본적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시 연기했던 소지섭을 생각하면 가끔 부러워요. 아무 생각없이 연기에만 집중했거든요. 지금도 최선을 다하지만, 외적으로 신경쓸 게 많잖아요. 매니지먼트를 운영해서가 아니에요. 현재의 배우들에게는 바라는 것과 규제들이 많아졌거든요.

- 40대의 소지섭에 대해 말해달라.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 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배우를 떠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위해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고요. 배우를 평가할 때 한 작품 혹은 그동안의 업적에 대해 평가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 제가 나중에 죽어서 관속에 들어갔을 때 사람에 대한 평가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소지섭이라는 사람에 대해 오랜시간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사건.사고 그리고 열애설 또한 별로 많이 않았던 배우 소지섭이다.

사람을 많이 안 만났고… 아마 모든것에 조심을 한 결과죠.

- 연예계 활동을 오래하면서 고마운 사람을 꼽자면 팬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럼요. 굉장히 기분이 좋을 때가 있어요. 저와 같이 팬들도 나이를 먹고 있잖아요. 한번은 제가 이벤트를 할 때 팬이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왔어요. 남편은 제 팬이 아니었데요. 그런데 저를 한번 보시고 가더니 “나도 팬이 됐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 요즘 소지섭의 취미는.

별로 없어요.(웃음) 회사 갔다, 운동하고, 골프도 치고. 예전에 비해 보는 눈이 많아졌어요. 사진을 찍히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요. 그래서 티가 나더라도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다녀요. 내 모습이 안보였으면 좋겠어요. 나의 의도와 관계없이,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게 당황스러울 때가 있거든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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