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70726_182719539
김서영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경북도청 수영팀

KakaoTalk_20170726_182715758
김서영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경북도청 수영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응원의 메시지 볼 때마다 정말 힘이 납니다.”

안세현과 함께 여자 수영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서영(23·경북도청)은 늦은 밤 자신의 레이스를 보며 격려해주는 국민들에게 감사를 잊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인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후회 없는 레이스를 약속했다. 두 종목 연속 결승행과 자신의 기록 경신이란 작지만 큰 꿈을 갖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서영은 지난 2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 올라 2분10초40으로 당당히 6위를 차지했다.

전날 준결승에선 2분09초86을 기록해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한규철(1998년 남자 접영 200m), 이남은(2005년 여자 배영 50m), 박태환(2005·2011·2017년 남자 자유형 200·400m), 최규웅(2011년 남자 평영 200m), 안세현(2017년 여자 접영 100m)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6번째로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부상 등으로 인연이 닿지 않아 23살에 출전한 첫 세계선수권에서 김서영은 올해 세계랭킹 10위 이내의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가며 늦은 밤 무더위 속에서 수영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시원한 레이스를 펼쳐보이고 있다.

163㎝의 작은 키를 갖고 있음에도 수영 강국인 미국·유럽·호주·중국·일본 선수들과 맞서 한국 여자 수영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있는 김서영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세계선수권 마지막 날인 30일 개인혼영 400m 예선에 출전한다. 8위 이내에 들 경우 31일 0시30분 벌어지는 결승에 진출한다. 지난 5월 대표선발전에서 4분35초93의 한국신기록을 세운 그는 올해 세계랭킹에서도 7위에 올라 있어 제 실력만 발휘하면 또 한 번의 결승행 쾌거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종목 6위의 짜릿함을 잠시 잊고 다시 물살을 가르는 그는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도 기록 경신과 함께 결승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akaoTalk_20170726_182723806
김서영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제공 | 경북도청 수영팀

KakaoTalk_20170726_182725996
김서영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일상을 즐기고 있다. 제공 | 경북도청 수영팀

KakaoTalk_20170726_182721513
김서영이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지상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경북도청 수영팀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마친 25일 개인혼영 200m를 떠올렸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2분11초11로 이 종목 올해 세계랭킹이 11위였지만 김서영은 큰 무대에서 더 강했다. “결승 진출이 목표였는데 기록을 경신하며 올라가서 기뻤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결승 때 내 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고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사실 그는 불리한 조건에서 결승전을 치렀다. 예선 2위, 준결승 3위를 차지해 3번 레인에 나섰던 캐나다의 시드니 피크렘이 초반 50m 접영을 마친 뒤 레이스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2번 레인이었던 김서영은 “옆 레인 선수가 얼마나 해주는가가 중요한데 사라져서 좀 당황한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 출전에서 결승행까지 일궈냈기 때문에 자신감은 확실히 생겼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두 종목 준결승 진출에 이어 차근차근 자신의 히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김서영은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이 없다보니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예선과 준결승, 결승을 치르면서 ‘나도 할 수 있구나’란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좋다”고 밝혔다.

‘절친’ 안세현과 동반 결승행을 이뤄 기쁨이 더 컸다. 안세현은 같은 날 여자 접영 200m 결승에 나서 5위를 차지했다. “세현이와는 경기 전에 ‘우리 잘하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게다가 예선때 나와 세현이가 같은 6번 레인에 배정됐기 때문에 거기에 의미 부여를 더 하며 응원했다”는 뒷 얘기도 들려줬다.

이제 김서영은 400m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내 실력 만큼 해보자’는 게 그의 다짐이다. 그는 “내가 준비한 만큼의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 남은 시간 컨디션 관리에 신경 쓰며 마지막까지 집중해 보겠다. 200m와 마찬가지로 내 기록 경신과 함께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 특히 200m를 통해 세계선수권 분위기를 경험한 만큼 익숙한 환경에서 더 힘을 내보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김서영은 “세계선수권은 이번이 첫 출전인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어수선한 기분을 느껴서 처음엔 적응이 좀 필요했다”며 “이젠 괜찮다. 좋은 선수들의 수영을 볼 수 있어 매우 좋다”고 했다. 국민들에겐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레이스를 펼쳐보이겠다고 했다. “결승이 많이 늦은 시간에 방송된 것으로 아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계시다. 응원 메시지를 볼 때마다 정말 힘이 난다”는 그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