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위기의 비디오판독센터...오늘은 제대로 잡아야할텐데...?
SK와 NC가 21일 오후 마산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2회 SK의 공격 때 나주환의 내야 땅볼로 1루에서의 아웃 판정에 대해 심판합의판정을 진행하고있다.비디오판독센터의 판독 결과 원심 그대로 아웃. 2017.07.21. 창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오심은 올시즌 KBO리그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오심을 줄이고자 거액을 들여 별도의 비디오 판독센터까지 설치했지만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채 계속된 오심으로 오히려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판독센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비디오 판독 장면을 전광판에 띄워 공개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에서는 비디오 판독 오심으로 홈런이 도둑맞는 상황이 발생했다. 3회말 롯데 손아섭이 좌중간 방면으로 때린 큼지막한 타구가 펜스 위 노란 기준선에 맞고 넘어가 뒤에 있던 철망을 때린 후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해당 타구가 홈런이라고 최초 판정을 내린 심판진에게 삼성 측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2루타로 번복됐다. 그러나 이는 문수구장의 홈런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판독센터 측의 명백한 오심이었다. 결국 KBO는 오심을 인정한 김호인 비디오 판독센터장에게 1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하고 당시 판독 요원 두 명에게 각각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을 되돌릴 순 없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NC의 경기에서도 홈에서 발생한 나성범과 김민식의 접전 상황을 두고 비디오 판독 오심이 발생한 바 있다.

오심을 줄이고자 마련한 판독센터에서조차 계속해서 오심이 나오자 판독센터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kt 김진욱 감독은 “비디오 판독은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신뢰의 문제다. 오심이 자꾸 발생하면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심판까지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며 비디오 판독 화면을 전광판에 띄우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메이저리그(ML)에서는 홈 구단의 판단에 따라 비디오 리플레이 화면(홈 구단 로컬 방송사 화면)을 전광판에 상영하기도 한다. 지난 25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에서도 4회 홈 접전 상황을 놓고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자 전광판에 해당 장면이 표출됐다.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도 함께 전광판을 보면서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전광판에 비디오 판독 장면을 표출하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판정을 내린 심판과 선수, 코칭스태프가 다 같이 해당 장면을 보면서 판정에 납득하게 된다. 판독센터도 더욱 신중하게 판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떨어진 판독센터에 대한 신뢰 문제를 회복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관중도 판정 장면을 보면서 더욱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 현재 KBO리그에서는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는 동안은 판정이 내려질 때까지 하릴없이 기다려야 한다. 관중은 비용을 지불하고 현장에 와있는 만큼 제일 먼저 현장 상황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경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판독센터가 선수와 팬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리그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술적인 보완과 인력 수급도 비디오 판독 센터가 해결해야할 과제이지만 우선은 떨어진 신뢰를 회복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전광판에 판독 장면을 노출하는 것이 신뢰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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