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지난 2014년 8월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에 살던 한 여고생은 해외에 거주 중인 어머니와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화상채팅을 즐겼습니다. 방학 기간 '아프리카TV'라는 실시간 방송 플랫폼을 알게돼 호기심에 마이크를 잡았고, 애청자 수가 8만명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스무살이 돼서 쇼핑몰 운영에 올인했지만, 6개월 만에 문을 닫았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MCN 업체로부터 제안을 받고 수원행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뷰티브랜드 '더블유랩 (W.lab)'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김유이(23)는 약 36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페이스북 스타입니다. SNS 계정에 영상과 사진을 게재할 때마다 수만 개의 '좋아요'를 받을 만큼 많은 사람이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데요. 최근 크리에이터 김니니로부터 윙크하는 법을 배워 행복하다는 그를 지난 18일 서울 화곡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타지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김유이 : 수원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4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지하철을 탈 때 잠시 헷갈리는 것 외에 큰 문제는 없어요. 외로움도 많이 안 느끼고. '까모띠(까치산에 사는 사람들의 모임)'부터 '왕따 현실 부정 모임' 등 정기적인 모임이 6~7개 정도 있는데, 항상 만나는 게 아니다 보니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셔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죠.


Q : '꽃보다 유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끄는데요.


김유이 : 주위에 예쁜 사람이 많아 자존감이 낮은데, 이걸 드러내는 게 좋은 건 아니더라고요. 저 스스로 예쁘다고 말하거나 외모에 대한 칭찬에 손사래를 치지 않는 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의 하나인 거죠. 그렇다고 해서 못난 외모도 아니잖아요. 성형이요? 라미네이트를 비롯해 턱과 지방 흡입을 하고 싶지만, 헌혈도 못할 정도로 겁이 많아요. 이마에 보형물을 넣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보시다시피 이마가 없어요. 평면 TV인데(웃음).


Q : 뷰티브랜드 '더블유랩 (W.lab)'의 전속 모델로 활동 중입니다.


김유이 : 간혹 자신이 홍보하는 제품을 실생활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어요. 모델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분도 있을 텐데, 어떻게 보면 믿음을 저버리는 거잖아요. 제품을 생산한 업체도 당황스러울 거고. 먼저 사용해보고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일 때 모델로 나서죠. 그래야 업체와 구매자 모두 만족할 수 있고. 돈보다 사람 간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을 꼽는다면.


김유이 : 수업 시간에 몰래 과자 먹기라는 주제로 촬영했는데 1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찍어야 반응이 좋더라고요. 깊게 생각하면 '폭망(10~20대 사이에서 심하게 망했다는 뜻으로 쓰이는 인터넷 용어)'하고. 많은 분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 네티즌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유이 : 답글을 작성하지 않으면 팔로워 분들이 서운할 것 같아요. 모든 사람에게 잘해줘야 마음이 편하죠. 그러다 너무 힘들 때가 있는데, 할 말은 다 하는 편이라 티를 팍팍 냅니다(웃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악플을 단 네티즌을 고소했다가 취하한 적이 있어요. 여러모로 피해를 봤지만, 미성년자인 그 친구의 미래가 걱정되더라고요. 신고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되도록 넘어가려고 해요.


Q : '먹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할 정도로 먹는 양이 많은 듯해요.


김유이 : 한끼에 밥 세공기를 먹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하지만, 먹는 양에 비해 살이 안찌는 체질이에요. 최근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주위에서 '네가 뺄 살이 어디 있느냐'라고 핀잔을 주더라고요. 몸매가 좋았다면 노출증에 걸린 것처럼 다 벗고 다녔을 거예요(웃음). 좋은 건 자신있게 보여줘야죠. 살을 숨기고 다녀서 그렇지 고민이 많아요. 각자 기준이 다르기에 타인의 생각도 존중하면 좋을 텐데. 비키니 사진이요? 전신 성형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포토샵의 힘을 빌린 거죠(웃음).


Q : 근거 없는 소문 등으로 유명세를 치른 적도 있을 텐데.


김유이 : 지나가는 학생들의 돈을 뺏는 불량 학생이라는 것부터 도도하고 사람을 우습게 본다는 것까지 별별 얘기가 있더라고요. 영상과 사진을 통해 보이는 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데. 억지로 소문을 만들어내는 것도 관심이라고 생각해 좋게 보려고 하지만, 너무 과한 것들은 삼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길에서 마주치자 얼굴에 삿대질하면서 신체 접촉을 시도한 남성분도 있었고. 반대로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할 때부터 꾸준하게 응원해주는 팬도 많아요. 아플 땐 직접 약도 챙겨주고.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저 역시 그분들께 조그마한 것이라도 더 챙겨주려고 노력하죠.


Q : 지난 4월 웹드라마 '그레이멜린'에 출연했습니다.


김유이 :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탓에 부담이 컸어요. 정중하게 거절했는데도 계속 요청이 들어와 보조 출연자로 아주 잠깐 등장했습니다. 팔로워 대다수는 제가 연기하는 걸 싫어해요. 정말 못하니까(웃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옛말처럼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연기라는 분야에 매력을 느꼈고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Q : 정확한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요. 강혁민은 '페북 얼짱'이고, 다른 분은...


김유이 : 혁민 오빠가 페북 얼짱이라고요?ㅋㅋㅋ(ft.현웃) 그럼 저도 거기 끼워주세요. 농담이고, 제 이름을 들었을 때 '페북 스타'라는 것 외에 떠오르는 게 없잖아요. 캐릭터를 찾아 자신의 영역을 확보한 친구들이 부럽죠. 전 세계의 술을 마셔보고 리뷰를 해보자는 제안도 받았지만 흐지부지됐고. 커플 콘텐츠요? 남자친구가 있어야 하죠(웃음). 우선 오는 8월 중으로 유튜브 계정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기존 채널에서 보여주지 못한 김유이의 리얼한 일상을 영상에 담는 거죠. 추후 기회가 된다면 제 이름을 건 뷰티 브랜드를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려고요. 많은 분에게 받은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Q : 각종 영상과 사진을 보면 특히 강혁민-유영준과 케미가 좋던데요.


김유이 : 가끔 커플 콘셉트로 촬영하는데 친한 사이라는 걸 알아서인지 사람들이 오해를 전혀 안해요. 두 사람에게 이성으로서 호감은 없지만, '나 정도면 괜찮은데 왜 한 번도 의심을 안하지?'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할 때가 있죠(웃음). 작품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는 연예인이 많잖아 요. 가끔 매니저에게 작품에 키스신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안해주더라고요.


Q :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유이 : 어렸을 때 증오와 질투가 많았어요. 세상에 나만 홀로 서 있는 느낌이었고, 다른 사람이 잘 되면 배가 아팠죠. 더는 떨어질 곳이 없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니 많은 것들이 바뀌더라고요. 주위에 좋은 사람도 많이 모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죠. 팔로워 중 10~20대 친구들이 많은데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한창 고민이 많을 시기잖아요. 좋은 것만 생각하고 매사에 여유를 가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테니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항상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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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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