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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왼쪽)과 차두리 코치.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신태용의 ‘삼고초려’가 차두리의 마음을 움직였다.

신태용(47)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2일 코칭스태프 5명을 발표했다. 이미 알려진 전경준(44)과 김남일(40), 김해운(44·골키퍼), 이재홍(34·피지컬) 코치 외에 차두리(37) 전 대표팀 전력분석관이 코치로 돌아온 게 눈에 띈다. 차 코치는 지난해 10월 한국이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시절 전력분석관이란 직책으로 사실상 대표팀 코치를 맡아 합류, 일하다가 시리아와의 홈 경기가 끝난 지난 4월 독일에서 이메일로 사임 의사를 내비치고 대표팀을 떠난 적이 있었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1급 지도자 자격증 코스를 이수하고 귀국했다.

차 코치의 승선은 깜짝 뉴스다. 이유야 어찌됐든 대표팀을 중간에 이탈했다가 새 감독 부임과 함께 다시 왔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사실 3달 전 대표팀을 돌연 떠났기 때문에 차 코치도 처음엔 지금 시점에서 대표팀 코치로 올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뒤 “그러나 신 감독이 ‘꼭 필요하다’고 몇 번이고 부탁을 해서 오게 됐다. 신 감독이 ‘삼고초려’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차 코치는 기성용, 손흥민 등 지금 대표팀 핵심 선수들과 두루 친해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는 꼽힌다. 여기에 최근까지 유럽에서 지도자 공부를 했기 때문에 현대 축구의 흐름도 어느 정도 꿰뚫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대행을 하던 지난 2014년 9월 당시 현역 선수이던 차 코치를 대표팀에 다시 불러들였다. 대표팀 코치로 차 코치와 이듬 해 호주 아시안컵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코치(신 감독)와 전력분석관(차 코치)로 다시 만나 짧게 재회했다.

차 코치는 ‘슈틸리케호’ 시절에도 전술 등에서 많은 기여를 했으나 정작 슈틸리케 감독이 그의 아이디어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40대 중후반 신 감독부터 30대 초반 이 코치까지 코칭스태프가 확정되면서 이번 대표팀은 젊은 지도자들이 대거 포진해 패기 넘치게 이끌게 됐다. 다만 전체적으로 코칭스태프 경험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김남일 코치와 차 코치의 역할이나 위상이 겹친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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