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3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간담회’. 국어사전에는 서로 터놓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 정의된 단어다. 최근 가요계의 ‘핫’한 스타 지코는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기자들을 모아놓고 간담회를 열진 않고, 일방통행식 정견발표회 같은 행사를 연출했다. 할 말만 하고 퇴장한, 완벽한 ‘불통 행보’였다.

12일 오후 1시 30분, 일명 ‘지코관’으로 꾸며진 홍대 CGV 1관에서 지코의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텔레비전’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극장 앞에는 앨범명 ‘텔레비전’을 의미하는 텔레비전이 쌓여있는 등 지코를 위한 공간처럼 연출됐다. 가요계의 ‘음원 킬러’가 여는 간담회 답게 사진 기자 및 취재진 수백여명이 몰렸다.

당초 공지된 행사 진행 시간은 40분이었다. 보통 한시간 정도 진행되는 다른 간담회보다는 짧은 시간, 워낙 바쁜 스타이다 보니 시간이 없나보다 이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우선 포토타임이 진행됐고, 여자 MC가 지코와 나란히 무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지코는 새 앨범을 내는 소감을 이야기 했고, 한곡씩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30여분이 지났고, 지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번 포토타임을 가졌다. 그리고 지코는 퇴장했다. 소속사 세븐시즌스 측은 취재진에게 지코 다큐멘터리를 보라며 틀어놓곤, 극장 불을 껐다. 지코 다큐멘터리 상영시간까지 포함해 간담회 시간이 40분이었던 것이다.

왜 질의응답 시간이 없는지 묻자 소속사 세븐시즌스 관계자는 “영화관을 빌려서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다음 영화 상영 시간을 고려해 질의응답을 할 수 없었다”는 황당한 이유를 댔다. 지코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시간은 있고, 질의응답을 받을 시간은 없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소속사와 지코 본인의 언론관, 평소 언론을 대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타이틀인 ‘텔레비전’의 일방통행식 정보 전달 방식을 행사에도 옮겨놓으려는 고도의 예술적 퍼포먼스였을까? 확실한 건 지코의 기자간담회에는 간담이 없었다. 자신의 히트곡 제목 ‘오만과 편견’을 연상케 했다. 한 취재진은 나가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러려면 왜 간담회 명목으로 취재진을 부르나. 텔레비전이나 온라인으로 방영하면 되지.” 또다른 취재진은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도 간담회를 한다고 하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이 대통령 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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