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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걸그룹 양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시스템으로 11주 최단기 데뷔를 목표로 합니다.”

마치 수능학원 캐치프레이즈 같은 문구는 엠넷의 새 예능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교육 목표다. 엠넷이 또 다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육성에 나선다. 이미 두번의 ‘프로듀스 101’로 걸그룹과 보이그룹 탄생시킨 엠넷의 새로운 도전은 자기 복제에 그칠지 아니면 또 다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지 귀추가 모인다.

‘아이돌학교’는 연습생이 아닌 학생으로 참가자의 성격을 규정했다. ‘프로듀스 101’에 가요 기획사 연습생들이 출연했다면, ‘아이돌학교’에서는 일반인과 소속사가 없는 아이돌 가수 지망생으로만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서류와 실기 시험을 거쳐 선발된 41명을 참가자를 보면 과반수 가량은 이미 익숙한 인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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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제공

현재 트와이스를 탄생시킨 엠넷 ‘식스틴’에 출연했던 JYP 출신의 나띠, 김은서, 박지원, MBC ‘위대한 탄생2’와 SM 루키즈였던 서혜린, 엠넷 ‘모모랜드를 찾아서’ 신시아, 엠넷 ‘댄싱9’ 시즌2 이새롬, ‘프로듀스 101’이자 IBI로 활동한 이해인 등은 이미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또 김명지(타이니지), 이슬(하이틴), 타샤(스카프), 양연지(블루미), 이유정(마이비) 등은 이미 데뷔를 경험했고, YG(이서연), 젤리피쉬(조유빈), 울림(백지현)출신 연습생도 눈에 띈다.

11주라는 단기간 걸그룹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선택으로 보이지만, 일반인이라는 기준의 차별성은 크게 줄어들어 보인다. 또, 몇몇 참가자는 검증되지 않은 과거 논란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에선 다소 외모만 강조하는 제작진의 시선과 교복 콘셉트의 티저 등에 대한 지나친 성상품화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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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면에서는 표면적으로 경쟁보다 교육과 성장을 중시하며 차별화를 두고 있다. ‘프로듀스 101’이 연습생을 평가등급에 따라 보컬, 랩, 댄스 등으로 구성된 트레이닝에 집중했다면 ‘아이돌학교’는 이외에도 ‘아이돌학개론’, ‘아이돌 멘탈관리학’, ‘무대위기 대처술’ 등 다양한 교과목으로 범위를 넓혔다. 또 국민 프로듀서 대표와 트레이너를 대신해 교장 선생님, 담임선생님 다양한 과목 선생님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특히 교장선생님에는 연예계 대선배인 배우 이순재가 맡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아이돌 학교 역시 서바이벌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얼마나 다른 그림을 보여줄 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이 국민프로듀서에 의해 탄생했다면 ‘아이돌학교’의 걸그룹은 육성회원으로 이름을 바꾼 팬들의 손으로 걸그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인원이나 자세한 사항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매회 생방송으로 데뷔 능력 평가 투표 결과가 공개되고 학생들의 반응이 생중계 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아이돌학교’의 11주간의 교육과정 후 최종 졸업시험을 통과하고 성장(?)한 최우수 학생들은 방송 종료 시점과 거의 동시에 걸그룹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이 최종 멤버 선발 후 재준비 기간을 가진 것과 달리 방송 기간 데뷔를 준비, 곧바로 가요계에 나서며 최대한 시너지를 얻고자 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걸그룹 멤버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인원은 개인 연습생이기에 돌아갈 곳이 없다. 엠넷측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각자 원하는 방향에 도움을 준다고 알렸지만 프로그램이 끝나면 계약이 연장될지는 미정이다.

게다가 영화계에 이어 가요계까지 CJ E&M의 수직계열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 앞서 ‘프로듀스 101’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한부 아이돌을 탄생, 매니지먼트를 위탁하는 시스템이라면, ‘아이돌학교’는 앞으로 CJ E&M 소속으로 계속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매니지먼트는 다른 회사가 맡게 되지만 결국 CJ E&M은 아이돌의 탄생과 제작 유통까지 모두 한 번에 가능하게 되기에 그로 인해 가지게 되는 강력한 권력에 대해 중소 기획사들은 경계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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