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100553648_Y6Y19G19.png
브라질 상파울루의 남성 전용 미용실  출처 | 코트라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스웨덴, 브라질, 미국 등에서 그루밍 시장이 꾸준히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의 고정적인 성 역할의 범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가꾸는 데 돈과 시간을 쏟는 남성들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트라는 그루밍 시장이 화장품 수출의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브라질·스웨덴 등 그루밍족 확산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 monito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남성용 화장품시장은 매년 5%의 성장속도를 보이며 지난해 1240억 위안(약 20조8295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코트라 이형직 중국 광저우무역관은 시장 성장의 원인으로 중국의 소비수준이 상승하고 글로벌 SNS 교류가 활발해졌으며, 한류 영향으로 외모 중시 현상이 깊어졌다는 사실을 꼽았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남성들의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며 지난해 중국 남성용 화장품 카테고리별 판매액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것은 세면제품과 스킨케어 제품이었고, BB크림, 컨실러 등 얼굴을 화사하게 하는 제품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에서도 그루밍족이 확산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브라질의 남성용 화장품, 개인위생용품 등 남성 미용제품 매출은 약 50억 달러(약 5조7020억원)로 전년대비 7.1% 성장했다. 브라질 슈퍼마켓이나 약국에는 유니레버(Unilever), 피앤지(P&G) 등 다국적 화장품 기업들이 만든 데오도란트, 쉐이빙 크림, 헤어 트리트먼트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욱 브라질 상파울루무역관은 “브라질 남성용화장품 시장규모가 오는 2019년 미국 남성용 화장품시장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미국 남성용 화장품시장은 지난 2014년 약 63억 달러(약 7조1813억원) 규모였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에서도 시간과 돈을 외모관리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의 남성용 화장품시장은 역시 17억 크로나(약 2억 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1% 성장했다. 이수정 스웨덴 스톡홀름무역관은 “신세대 남성들이 과거의 고정적인 성 역할의 범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추세”라며 “10년 전만 해도 스웨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바버 숍(barber shop)이 최근 들어 여러 곳에서 개업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150개에 달하는 등 신규 틈새시장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남성들은 면도 관련 제품, 향수 제품 등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1~2016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종목은 스킨케어 제품으로 5년 새 23.9%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그루밍족이 확산되며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용 화장품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는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의 2014~2016년 남성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은 연평균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 색조 화장품의 경우 지난해 무려 70%나 성장했다. 오픈마켓 11번가의 ‘남성 화장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2015년과 지난해 각각 전년대비 15%, 23% 증가했다. 초기 그루밍족이 스킨·로션, 왁스, 향수 등 기본 제품에 주로 관심을 뒀다면, 최근 그루밍족은 모공과 피지 등 스킨케어와 색조 메이크업, 제모 등에 관심을 기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품 수출 틈새시장…국산 화장품 가능성↑

한편 코트라에서는 남성용 화장품 종목을 화장품 수출의 틈새시장으로 진단했다. 국내 시장 규모가 중국, 미국, 브라질 등에 비해 크지 않지만 화장품 기술력이 뛰어나며 한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최종우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은 국가이기에 한국 기업들은 다양한 연구와 소비자들의 다양한 성향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며 “한류의 영향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인기는 남성 미용분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형직 무역관은 “중국 내 한국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는 좋은 편이지만 종목이 여성 화장품에 편중돼있어 그루밍 시장 점유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라며 “중국 그루밍족 31%가 한 브랜드만 고집해 사용하는 등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남성용 화장품 종류가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에 잘 정착할 경우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무역관은 “스웨덴의 경우 시트마스크팩과 BB크림·컨실러 등 잡티커버제품 등은 글로벌 브랜드가 진출하지 않은 분야”라며 “시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노력 병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si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