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법원 출석 탑, \'긴장한 표정으로\'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그 일주일은 제 인생 최악의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일주일간 대마초를 네 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된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탑(본명 최승현·30)이 재판장에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대마초를 피운 지난해 10월의 약 일주일을 ‘인생 최악의 순간’이라 정의내리며 후회했다.

◇탑 공판, 시작 2시간 전부터 취재진-일반인 몰려 뜨거운 열기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는 탑의 첫 공판이 열린 29일 오전. 공판 2~3시간 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서관 출입구는 수백여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취재진 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몰린 이날 공판은 이례적으로 방청권이 미리 배부된 채 진행됐는데, 2시간여전 일찌감치 40~50여 방청권이 마감됐다.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흰 셔츠를 입고 굳은 표정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탑은 재판 시작전 법원에 설치한 포토라인에 서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준비해 온 원고를 꺼내 읽었다. 지난 9일 휠체어에 탄 채 병원에서 퇴원했던 것과 달리 불편함 없이 스스로 걸어서 법정을 향했다.

탑은 “가장 먼저 이번 일로 저에게 상처 받고 실망하신 많은 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 제가 너무 어리석었다”며 “지난 날의 저는 장시간의 깊은 우울증과 심한 불안장애로 인해 어둠 속에 제 자신을 회피하려고 한 날이 많았다. 그러한 저의 흐트러진 정신 상태가 충동적인 잘못된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로 이뤄졌으며,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SS포토] 법원 출두하는 탑

◇탑의 최후 진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고 인생의 교훈으로 살겠다”

이날 11시 30분 형사8단독으로 진행된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 공판에서 검찰은 공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혐의 중 일부를 부인해왔던 탑은 이날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0월 9∼14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모(21·여)씨와 총 4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2차례는 대마초 형태로, 다른 2차례는 액상으로 된 대마를 전자담배로 흡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탑 측은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전부 부인했으나, 검찰 조사 당시 대마초를 2회 흡연한 부분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마액상을 포함한 전자담배를 2회 피운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은 4회 흡연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탑은 판사가 공소 사실을 아는지,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들에 이견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 “예, 맞습니다”, “없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 자료들을 설명할 때는 자리에 앉은 채 눈을 질끈 감기도 하고, 천장을 쳐다보기도 하며 시종 굳은 표정을 지었다.

탑의 변호인은 “최씨가 평소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 왔는데 군 입대를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고 충동적으로 범행했다”며 “입대 전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최씨는 이미 의무경찰에서 직위가 해제된 상태다. 젊은 청년인 피고인이 한순간에 기회를 잃지 않도록 벌금형 등 관대한 처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탑은 최후 증언 때 자리에서 일어나 “수년간 장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깊은 우울증, 불안 증세를 겪었다. 나의 흐트러진 정신 상태, 그릇된 생각이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졌으며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일주일 안에 벌어진 사건이었고, 그 일주일이 내 인생 최악의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정말 뼈져리게 후회한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없을 것이며 부끄럽다. 어떤 처벌도 달게 받고 인생의 교훈으로 살겠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고 공판은 다음달 20일 열린다.

monami153@sportsseoul.com

<빅뱅 탑이 29일 대마초 흡연(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 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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