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더 던질 수 있었는데, 감독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의 4승은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2실점한 뒤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투구를 마쳤다.


선발의 승리 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웠지만 류현진의 4승은 한 회 만에 물거품 됐다. 구원 투수 크리스 해처는 6회 초 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씩 내주고 3-3 동점을 허용, 류현진의 시즌 4승을 지켜주지 못했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86개였다. 그 중 스트라이크는 52개였다. 한 이닝 더 소화할 수 있었는데 마운드에서 내려온 점이 아쉬웠다. 특히 팀이 7회 말 대거 3득점에 성공, 6-3으로 메츠전 시리즈 4연전을 스윕하면서 아쉬움은 배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102개), 18일 신시네티 레즈전(105개)에서 각각 100개 이상의 공을 뿌렸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퀵 후크(Quick Hook, 3실점 이하의 선발 투수를 6회 전에 내리는 것)였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릭 허니컷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류현진의 표정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더 던질 수 있다고 했는데, 감독님 선택은 교체였다. 나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이 '시즌이 기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류현진은 이날의 투구에 전반적으로 만족해했다. 피홈런에 대해선 "홈런은 실투였던 것 같다. 타자가 놓치지 않고 잘 쳤다"고 말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유독 피홈런이 많다. 벌써 12경기에서 1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그는 이점에 대해 "제구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반적으로 홈런 비율이 늘어난 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22일 기준 리그 전체 홈런은 2739개이다. 투수들은 9이닝당 1.2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수치로 기록되고 있다. 류현진은 "그만큼 투수들의 실투가 많이 늘어났고 타자들의 힘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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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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