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과 전인지 (1)
올시즌 우승이 없는 박성현(왼쪽)과 전인지. 누가 먼저 우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다음 우승은 누구?

올시즌 골프계에서는 유독 ‘춘추전국시대’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절대강자가 없어 매 경기 우승자가 바뀌는 혼란을 두고 한 말이다. 세계여자골프의 3대 투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미국, 일본이 모두 그랬다. 하지만 초중반을 넘어서면서 한국과 일본은 3승을 쓸어담은 강자가 등장해 ‘춘추전국시대’라는 표현이 쏙 들어갔다.

그런데 유독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투어가 있다. 바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다. 어느새 15개 대회나 치렀지만 다승자 없이 우승자만 15명을 배출했다. 시즌 개막전인 1월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장하나, 양희영, 박인비,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이미림, 유소연, 크리스티 커(미국), 노무라 하루(일본), 김세영, 렉시 톰프슨(미국), 펑산산(중국), 김인경,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차례로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주타누간이 3승씩 거두며 다승경쟁을 벌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리디아 고와 주타누간이 우승을 싹쓸이할 것이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둘 모두 지난해와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LPGA투어에서 개막 후 15개 대회까지 2승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은 1991년 이후 26년 만이다. 이제 관심은 첫 2승의 주인공이 나올지 아니면 16번째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지에 쏠리고 있다. 24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프장(파71)에서 치러지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그 주인공은 한국낭자일 가능성이 큰 편이다.

예상은 첫 2승 쪽에 무게감이 조금 더 실리고 있다. 때가 무르익은데다 아칸소 챔피언십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의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어서다. 한국은 숫적으로 유리하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는 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고 2개 대회를 쉰 유소연은 재충전을 마치고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김세영, 양희영, 이미림, 김인경도 2승 후보로 꼽힌다.

만약 시즌 16번째의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한다면 그 주인공도 역시 한국 선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력파 전인지와 박성현이 호시탐탐 우승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인지는 올시즌 준우승만 4번이나 했기 때문에 우승이 간절하다. ‘슈퍼루키’ 박성현도 이제 미국무대에 대한 적응을 마쳤고 찜을 해놓은 신인왕의 전리품으로 우승 트로피가 필요한 시점이다. 둘의 실력만 놓고 보면 아직 우승을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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