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화

[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주상 선임기자] ‘정아름, 유승옥, 이연…’ 대한민국 ‘머슬퀸’의 계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골퍼, 트레이너, 작가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초대 머슬퀸에 올랐던 정아름 이후 많은 이들이 매년 새로 탄생하는 ‘머슬퀸’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연화
탄탄한 몸과 고운 인상이 어우러진 이연화의 매력.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올해는 신예 이연화(25)가 그 영광을 차지했다. 지난 4월 열렸던 ‘2017 맥스큐 머슬마니아 오리엔탈 챔피언십’에서 패션모델 톨 부분 여자 1위를 차지한데 이어 단박에 그랑프리까지 획득, 명실공히 올해 최고 머슬퀸에 등극했다. ‘전임’ 머슬퀸을 능가하는 미모와 건강미로 큰 관심을 받아 그랑프리 수상이후 60여 차례의 인터뷰를 소화하느라 시간을 쪼개기도 힘든 이연화가 됐다.

이연화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화보촬영에서 이연화가 가운을 벗으며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그가 머슬퀸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8개월 밖에 안된다. 어렸을 적 경기도 대표 수영선수를 하는 등 운동에 소질이 있었지만 운동을 천직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계기는 그렇다. 2년여 전 이연화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경희대에서 예술학과와 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던 중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넘친 탓에 청각에 이상이 왔다. 이연화는 “디자인에 푹 빠져 매일 밤새 작업하느라 몸에 이상이 온 줄도 몰랐다. 산업통상 자원부에서 실시한 경연에서 ‘파이널리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되는 등 대학생활은 작업의 연속”이었다며 “여학생 최초로 학생회장을 맡는 등 학교일에도 열중이었다. 그러다 ‘번아웃(burn out) 증후군’ 이라는 돌발성 난청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번아웃 증후군’은 몸과 정신에 무리가 올 때 발병한다고 한다. 이연화는 오른쪽 감각과 신경세포가 이미 죽은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는 ‘양측 중증 이관 개방증’이라는 희귀성 난치병이었다. 발병 후 1년 동안 수술을 4번이나 해야 했다.

이연화
해변 콘셉트로 이뤄진 화보촬영. 수영선수 출신인 이연화와 딱 들어 맞는 테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좌절감 속에 허약해진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지난해 겨울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뜻밖에 운동은 그의 상실감을 채워줬다. 운동으로 지친 몸은 이명으로 고생하던 그에게 달콤한 잠을 선사했고, 건강해진 몸은 또 다른 자신감이 생기게 했다. 그때부터 디자인과 운동을 병행했다.

이연화
이연화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포토그래퍼의 요구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선천적인 자질이 있었던 덕일까. 운동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머슬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연화는 “수술 후유증으로 지금도 발음이 어눌하다. 정상인의 30% 수준의 청각을 회복했다”며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또다른 ‘적성’을 발견하게 해줬다”며 웃었다.

이연화
이연화의 흠잡을 데 없는 탄력몸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그의 매력 포인트는 어깨와 엉덩이다. 이연화는 “선천적으로 어깨가 넓고 엉덩이가 크다. 2개월 밖에 안되는 짧은 준비기간이어서 전략적으로 운동했다. PT(퍼스널 트레이닝)도 그때 처음 받았다”며 “귓병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못해서 근력운동 등 무산소 운동에 집중했다. 다행히 근육량이 많고 전체적인 신체 비율(174㎝·36-24-37)이 괜찮아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연화
이연화의 완벽한 보디라인은 8개월 동안 집중훈련한 결과이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식이요법은 특별하지 않았다. 이연화는 “닭가슴살은 쉽게 질려서 먹지 않았다. 양고기, 안심 스테이크, 돼지고기 수육 등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대신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을 1대1로 정해놓고 실천했다. 하루에 소량의 음식을 4끼로 나누어 먹었다. 소식으로 4끼를 먹는 식이요법은 포만감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어 과식을 피할 수 있었다”며 자신만의 비법을 털어놨다.

비록 귓병으로 고생하던 이연화였지만 그의 친가는 이미 두 명의 국가대표 선수(수영·탁구)를 배출할 정도로 타고난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집안이다. 이전엔 몰랐지만 이연화는 이미 운동신경을 대물림하고 있었다.

이연화
이연화가 다양한 표정으로 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그는 “할아버지 키가 180㎝로 당시엔 거인 축에 속했다. 만능 스포츠맨에다 도쿄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였다고 들었다. 패션감각이 뛰어났던 할머니는 일본 왕실의 피를 물려받은 왕족 신분으로 당시 두 분의 연애는 장안의 화제였다고 한다. 조부모의 피가 내게 고스란히 전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연화
건강과 지성을 모두 갖춘 이연화. 또 다른 매력의 머슬퀸 행보가 기대된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사실 그의 궁극적인 DNA는 디자인 쪽을 향해 있다. 현재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SM 모델 아카데미’에서 패션트렌드를 강의하고 있다. 이연화의 목표는 자신의 장점인 운동과 디자인을 결합시키는 것. ‘애슬레틱 디자이너’로서 몸과 옷이 조화를 이루는 패션 셀럽이 되는 것이 목표다. 실제 패션모델로도 활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작업에 자신을 활용하는 등, 대단히 실용적이면서 창조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연화
이연화가 촬영에서 꿈꾸는 듯한 여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이연화는 “운동은 굉장한 작업이다. 노력의 결과가 바로 보여지는 것이 운동”이라며 “디자인 또한 마찬가지다. 두 작업 모두 디테일이 모여 풍성해지는, 섬세함이 넘치는 과정이다. 운동과 디자인, 나의 장점을 살려 최고의 애슬레틱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ainbow@sportsseoul.com

올해 머슬퀸에 등극한 이연화는 174㎝ 36-24-37의 완벽한 비율을 자랑한다. 사진|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