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듀얼_단체포스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빨리 다가온 여름 안방극장에 시원한 SF물 공습이 시작됐다.

전통의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 등 과거에는 귀신이 등장하는 오싹한 공포물이 여름마다 나왔다면, 최근 들어서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스릴러물이 이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또, 그냥 무섭기만 한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귀신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주군의 태양’(2013년 8월)과 ‘오 나의 귀신님’(2015년 7월) 등 변주된 형태의 장르가 여름 드라마 시장에서 사랑을 받기도 했다.

2017년 여름은 또 달라졌다. 한때 먼 미래의 공상과학이라고 치부했던 소재들이 최근 들어 속속 드라마에 주요 아이템이 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외계인부터 복제인간 등 다양하다.

tvN_써클_포스터

당장 tvN 월화극 ‘써클:이어진 두 세계’는 2017년 외계인이라고 의심되는 정체불명의 존재의 등장과 함께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 이야기 그리고, 2037년 사람의 머리에 칩을 심어 기억을 조작하는 이야기를 동시에 전개하는 ‘더블트랙’ 방식으로 흥미롭다. 덕분에 올들어 월화극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던 tvN이 잔혹사를 끝마칠 수 있을 분위기다.

오는 3일부터는 요즘 장르물의 명가로 불리는 OCN에서 인간복제를 소재로 한 새 드라마 ‘듀얼’을 선보인다. 납치된 딸을 찾야아 하는 형사(정재영 분)와 그 딸의 치료비를 조건으로 사건을 조작하려는 검사(김정은 분), 그리고 납치범 성훈과 똑같은 얼굴의 성준(이상 양세종 분) 등이 복제인간 추격 스릴러 ‘듀얼’의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들이 된다. 2000년대 초반 동물복제가 화제를 일으키고, 생명공학과 생명윤리 사이의 논쟁이 일기는 했지만, 학계의 이야기일 뿐 현대인의 일상으로 스며들지는 않았던 이야기가 이제는 복제인간이 현실인양 드라마가 펼쳐질 예정인 것. 환생, 쌍둥이, 도플갱어 등으로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이야기가 그동안 안방극장에 많았지만, 복제인간은 최초인 만큼 기대가 모아진다.

이같은 신선한 소재는 비단 케이블의 전유물은 아니다. 지상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속속 편성을 확정짓고 있다. KBS가 인공지능로봇을 소재로 한 ‘너도 인간이니’를, MBC는 ‘로봇이 아냐’를 각각 하반기 편성했다.

‘너도 인간이니’는 인공지능로봇이 재벌가의 살벌한 권력전쟁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대국민 인간사칭 사기프로젝트’를 표방, 감성로봇 사기꾼 남신-Ⅲ 역이 남자주인공이다. 완벽한 외모에 섹시한 뇌, 강철 멘탈까지 겸비한 인공지능로봇인 것. 로봇이지만 인간의 감정을 읽어내는데다가 심지어 귀여운 실수를 하도록 프로그래밍됐다는 설정인데, 이 역할로 배우 서강준이 캐스팅돼 어떤 매력을 뽐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로봇이 아냐’는 제목처럼 주인공이 로봇은 아니지만, 역시 로봇 행세를 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로맨틱 코미디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은 “SF 소재들이 더이상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우리 삶에 많이 익숙해졌다. AI(인공지능)가 뭔지 정확히 몰라도 AI가 우리 삶에 많이 도입됐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당장 휴대폰에 도입된 AI기능 등 별 거부감이 없다”면서 “복제인간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 등을 통해서도 많이 접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공상과학은 더이상 공상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덕분에 그런 소재를 현실감 있게 드라마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cho@sportsseoul.com

사진|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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