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


'야구하는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박지아는 여자야구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오랜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려왔다.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수 없이 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실력으로 당당히 편견을 이겨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묵묵히 버텨왔다.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여자야구월드컵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못한 그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회는 올해 다시 찾아왔다.


박지아는 지난 4월 1~2일 양일간 구리 GS챔피언스파크 야구장에서 실시한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 도전해 2017 BFA 여자야구 아시안컵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됐다. 최종 선발 명단은 6월 중순에 발표되지만 그는 상비군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훈련을 한 것 자체로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지아는 "올해는 꼭 국가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상비군 발탁으로 목표에 한 계단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목표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고 그동안 야구를 했던게 뿌듯했다. 상비군에 뽑히며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야구를 해야겠다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상비군 발탁 소감을 전했다.


상비군 멤버들은 5주간의 훈련을 통해 테스트를 받고 6월 중순 국가대표 선발여부를 통보받는다. 5주간의 훈련은 지난달 27일 끝이 났다. 박지아에게 5주의 훈련기간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는 "훈련기간 동안 정말로 야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5주간 너무 행복했다. 매주 상비군 훈련하는 날만 기다렸다.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훈련 기간을 돌아봤다.


훈련을 모두 마친 박지아는 6월 중순 발표되는 국가대표 최종 명단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아직 국가대표가 되어보지 않아서 발탁이 된다면 기분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 미리 들뜨지 않기 위해 발탁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야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웃어보였다.


최근 박지아는 어린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야구 코칭도 시작했다.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던 중 베이스볼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코칭을 시작한 것이 계기다. 그는 "지금껏 프로 코치 5명에게 야구를 배웠다. 그 분들의 장점을 흡수하다보니 가르칠 때도 훨신 수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금은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들의 코칭도 담당하고 있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박지아는 여자야구를 알리기 위해 홍보대사로서도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최근 열린 한국여자야구연맹 10주년 기념 행사는 뜻깊게 다가왔다. 박지아는 "내가 야구를 시작한 지 19년이 됐는데 여자야구 연맹이 어느덧 10주년이 됐다. 여자야구가 앞으로 더 나아갈 길도 많고 더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오랫동안 잘 이어가야 한다.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며 여자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자비로 훈련을 한다. 그런데 훈련할 운동장이 거의 없다. 정부나 기업에서 후원을 해주면 좋은데 그런 부분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다. 여자야구를 많이 알려서 관심을 높여 후원을 이끌어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여전히 여성이 야구를 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박지아가 야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생각할 것도 없다. 야구가 좋아서 한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를 당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며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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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몬티스스포츠, 박지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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