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무료 피부관리서비스를 받고 고가 강매를 강요당했다는 소비자들이 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포털 중고거래카페에서는 논란이 된 피부관리 체험권이 거래되고 있어 제2, 제3의 피해자가 양산될 우려도 크다.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제약사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화장품 회사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제품 ‘강매’(강제 매매) 논란에 휩싸였다. 박람회 등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명함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15만~20만원 상당의 무료 마사지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빌미로 100만~200만원대 고가 계약을 강요하는 식이다. 해당 논란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점점 확산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톱스타 김태희를 모델로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영업적자 110억…무료 피부관리 후 고가 계약 체결 강요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이 수 년 전부터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 준비해온 회사다. 지난 2013년 화장품 기업 한스킨을 285억여원에 인수, 지난해 12월 사명을 한스킨에서 셀트리온스킨큐어로 확정하며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알렸다. 대표이사는 한스킨 문광영 대표가 맡았지만 최대주주(지분율 69.67%)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 산하 화장품 소재개발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화장품 소재를 개발,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자사 신성장 동력으로 화장품 부문을 점찍을 정도로 이 회사에 공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난 1분기 매출 139억원, 영업적자 11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만 122억원이다.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셀큐어’, 베이비 화장품 브랜드 ‘포피네’ 등 라인을 확장하고 모델로 톱 연예인 김태희, 김범수 가족 등을 앞세워 홍보·마케팅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최근 불거진 강매 논란은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이미지에 더욱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 김모 씨는 “이달 초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베이비 키즈페어’에 참석했다가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를 만났다”며 “손등에 포피네 제품을 발라주며 이벤트에 응모해 당첨되면 15만원 상당 제품을 드린다”고 말해 응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김 씨에게 연락한 관계자는 역삼동 건물로 피부관리체험을 받으러 오라고 권유했고, 김 씨는 찝찝한 마음에 거절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수백만원 대 마사지 이용권을 구매하라고 권유했다는 후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강매 권유를 당했다는 한 제보자는 “최근 코엑스 뷰티박람회에서 셀트리온스킨큐어 이벤트에 당첨돼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가 피부관리를 받았다”며 “관리 후 즉시 팀장이 불러 ‘특수관리 혜택을 주겠다’며 1년 단위 관리권(120만원 어치)을 구매할 것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 사정으로 목돈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말하자 ‘다른 피부관리실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이다’, ‘왜 망설이는지 이해가지 않는다’며 끊임없이 설득하더니 외모 지적까지 일삼아 기분이 나빴다”고 토로했다.

◇양도권 중고나라서 거래…2차 피해 우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는 현재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 계속거래, 사업권유거래 등 이른바 ‘특수판매’를 일반적인 판매와 구별해 특별히 규제하고 있다. 특수판매의 경우 소비자가 충분히 생각할 여유가 없고, 판매자보다 해당 상품에 대한 지식·정보가 매우 적어 판매자 주도하에 대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판매자 주도하에 강압적이거나 허위·과장된 설명이 행해지기 쉬워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강매를 당했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설명을 듣고 계약서에 서명한 경우 법적 처벌이 쉽지 않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이벤트 양도권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를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어 2차, 3차 피해자를 생산해낼 우려가 큰 상황이다.

논란과 관련해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피부관리센터가 아니어서 논란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관련 부서와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쾌함을 느꼈거나 피해를 본 소비자는 CS고객상담실을 통해 연락하면 사과하고 바로 환불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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