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화 김태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25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6으로 뒤진 8회 스리런 홈런을 쳐낸 뒤 홈베이스를 밟으며 선행 주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8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2연승을 거두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상군 감독대행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쳐 이룬 결과라 더 값지다.

지난 23일 수장을 잃은 한화는 악화일로를 걷는 듯 했다. 분위기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 1, 2위를 달리고 있는 KIA와 NC를 차례로 만나는 일정이 겹쳐 첩첩산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27, 28일 마산 NC전에서 선수들은 전에 없이 밝은 표현과 큰 세리머니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색깔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터라,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구단에게 새로운 지향점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선수단이다. 투수코치로 김성근 전감독을 보좌하던 이 대행은 뜻하지 않게 중책을 맡아 부담이 가중됐다. 김 전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에 합류한 일부 코칭스태프도 수장과 함께 떠나지 못한 죄책감에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의 표정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선수들도 김 감독 퇴진 이후 서너 경기에서는 좀처럼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막이 감도는 벤치는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표정에서부터 신명이 나야 플레이도 자연스러워 진다.

왼 손목 수술 후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캡틴’ 이용규도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성적에 관계없이, 승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즐기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세리머니를 하고 선수들끼리 똘똘 뭉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분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인데, 지난 27일부터 한화 벤치를 ‘밝은 표정’이 감싸면서 경기력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SS포토] 한화, 진땀나는 재역전승으로 연승 시동!
2017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포스트 김성근 시대’를 맞이한 한화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색깔이다. 성적이 좋은 팀들을 들여다보면 무엇보다 더그아웃 분위기, 라커룸 분위기가 좋다. 특히 올해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나 4월 부진을 딛고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두산 등은 1승 1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팀 분위기로 유명하다. 업다운을 거듭하면서도 중위권에서 떨어지지 않는 넥센이나 SK도 선수단이 지속적으로 내뿜는 ‘긍정 에너지’가 조금 부족한 전력을 상쇄한다. 감독 한 명의 성향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안정적인 팀을 만드려면 그라운드 위에 서는 선수들끼리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끈끈한 팀 워크로 대표되는 선수단 문화가 정립돼야 그 속에서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 내는 코칭스태프의 매니지먼트가 더해져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안정적이지 않은 전력 구성을 고려하면, 한화는 또다시 연패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하강곡선을 짧게 그린 뒤 빠르게 반등하려면 지난 NC전에서 보여준 ‘밝은 표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선수들의 밝은 표정은, 성적과 분위기 수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코칭스태프의 마음까지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그것이 수장을 잃고 표류하는 한화가 그릴 수 있는 최상의 팀 워크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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