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플라이
노리플라이 제공|해피로봇 레코드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싱어송라이터 권순관(보컬 및 건반)과 정욱재(기타)로 구성된 듀오 노리플라이(No Reply)는 긴 터널과 같은 공백기를 지나 얼마전 새로운 여정을 알렸다. 우리가 노리플라이의 세번째 정규 앨범 ‘뷰티풀’(Beautiful)’을 만나기까지 6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루에도 수 많은 신곡이 음원사이트를 통해 쏟아지는 이 시대, 노리플라이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물음에 응답하고 있었다.

‘노리플라이’이라는 팀 이름은 비틀스의 노래 제목이자 그것을 칸노 요코가 빌려 쓴 제목이다. 권순관은 “이제는 리플라이로 바꾸고 싶다.(웃음) 그래서 이번 앨범에 ‘리플라이’라는 곳도 넣었다. 치기 어리게 만든 이름을 지금까지 할 줄 몰랐다. 아이텐티티 의미가 아니라 노리플라이하면 어떤 음악이 떠올릴 수 있는 팀이 되어가고자 했다. 우리가 정답을 주진 못하지만 힘을 얻길 기대하고 계속 응답을 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재는 “어릴적 삶의 방향을 못잡을때 음악으로 힘을 얻었다. 음악을 하지만 인생의 대답을 얻기도 하는데 노리플라이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응답을 받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노리플라이는 이번에는 앨범 제목 그대로 아름다움을 이야기 한다. 권순관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었다. 둘 다 그 시대에 해야 될 말이 있다고 우리 방식으로 그것을 이야기 하고자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주제인데 표면적인 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일상적이거나 가까이 있어 아름다움을 잊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알렸다.

2017년 정규 3집과 6년 6개월 전 정규 2집의 준비 과정 중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권순관은 “2집을 만들때는 꿈을 쫓아가며 이뤄야겠다고 달려가는 시기였다. 지금 크게 달라진 점은 꿈을 이루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조금 더 단단해지고 깊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대중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이야기가 깊어지고 삶이 깊어지고 뿌리를 깊게 박아야 된다. 20대가 부유(浮遊)했다면 지금은 땅에 발을 딛고 있다”고 표현했다. 정욱재는 “당시에는 학생이고 군대고 안가고 각박했던 것 같다. 이제는 먼 구름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음악적으로도 긴 호흡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6년만에 나오는 앨범, 타이틀 곡 선정과정도 쉽지 않았다. 권순관은 “사실 ‘집을 향하던 길에’는 처음에는 빼려고 했다. 4년전에 써서 좋은지도 나쁜지도 몰랐는데 주변에서 듣고 편곡을 해서 잘 만들길 바랬다. 중간중간 헤매기도 하고 녹음도 엎고 했는데 나중에는 감정이 생겼다”고 전했다. 정욱재는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편인데 모두 그곡을 좋아했고 특히 김동률 선배님께서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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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플라이 제공|해피로봇 레코드

노리플라이는 대중 뿐만 아니라 뮤지션이 좋아하고 인정하는 대표적인 아티스트다. 지난 단독 콘서트에도 다양한 뮤지션과 셀럽이 좌석을 채웠다. 권순관은 “‘뮤뮤’, 뮤지션 중의 뮤지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면서 “저희 음악이 고생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을 하는데 만드는 사람들은 느끼는 것 같다.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만 아는 시계나 음식 맛이 강력하지 않아도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며 뿌듯한 미소지었다. 정욱재도 “같이 음악하시는 분들이 우리를 좋아하시고 같은 업계 사람에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알렸다.

적지 않은 공백기가 있었지만 노리플라이는 지난 2008년 ‘고백하는 날’ 데뷔 후 10년차 뮤지션이 됐다. 권순관은 “많이 활동하고 앨범을 많이 내지 않은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 음악을 하면서 이렇게나마 공감해주고 좋아해 주는 분이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정욱재는 “20대는 불타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이 있고 상황과 순간을 다 표현하고 음악과 가사에 넣고 싶었다면 이제는 내 가사나 곡은 멀리서 바라보는 담담한 느낌이 많다. 우리를 기대하는 선후배 뮤지션이 있어 부담감도 갖지만 좋은 퀄리티를 가지게 됐다”며 변화를 알렸다.

이제부터 펼쳐질 노리플라이의 10년은 어떨까. 정욱재는 “보여지는 것에 능수능란 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우리의 행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는 긴 호흡을 가지고 만드는 곡이 많은데 서로 각자 어떤 모습이 어울리는지 안다”고 설명했다.권순관은 “다음에는 좀 더 가벼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해지고 그안에서 깊이를 찾는게 일차적인 목표다. 계속해서 감성을 주고 울림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다”고 기대했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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