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신태용(오른쪽) U-20 대표팀 감독과 주장 이상민이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월드컵에 나서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전주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4강 성적을 뛰어넘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월드컵 무대가 드디어 막을 올린다. 오랜시간 땀흘리며 이 순간을 준비해온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신태용호’의 21명 태극전사들이 긴장과 설렘을 안고 경쟁에 나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20일 개막하는 가운데 개최국 한국은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치르는 A조 1차전으로 대회를 시작한다. 경기를 하루 앞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신태용 감독은 “조별예선 첫 경기부터 결승전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조별리그 3경기는 물론이고 16강, 8강까지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회 개막을 앞둔 심정은.

U-20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시간이 얼마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잘 따라와줬다. 포르투갈 전지훈련과 4개국 대회 거치면서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섰다. 우루과이 세네갈을 상대로 평가전을 하면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졌다.

기니와 경기에서 우리 팀은 분명히 ‘공격앞으로’ 나갈 것이다. 기니도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좋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본다. 감독들끼리의 수싸움이 있을 것이다. ‘공격앞으로’를 외치지만 여러 상황을 생각하고 대비했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 우리의 전술은 바뀔 수 있다.

-기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한국이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비교해 약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기니에 대해서는 직접 경기를 보지 못해 평가하기는 섣부르다. 영상분석을 통해서만 판단했다. 기니도 세네갈, 잠비아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힘과 스피드가 좋고 세트피스 위협적이다. 위험한 팀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아직 저의 머릿속에 없다. 오로지 기니전에 집중하고 있다. 기니전을 잘 치른 이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를 상대할 방법을 준비하겠다.

-선수들 대부분 이번이 가장 큰 대회일텐데. 경기력 외에 다른 당부를 한 것이 있나.

선수들이 미디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들떠있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훈련 등을 통해 그런 행동들이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심리적으로 들떠있을까봐 안정을 시키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을 잘 컨트롤하면 기죽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축구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기니와 경기가 대회 개막경기기 때문에 저도 긴장이 되고 선수들도 긴장을 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지금까지 준비한대로 경기하면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우루과이 평가전 등에서 지금까지 보여온 경기력과 골결정력을 발휘한다면 세계 축구가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언제 저렇게 좋은 실력을 보여줬던가’하고 놀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리우올림픽 당시에도 그랬지만 우리는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줬다. 이번 U-20 대표팀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런 모습을 세계축구에 보여주고 싶다.

-신태용 감독 스스로의 각오는. 20세 대표팀이 그동안 경험한 팀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팀을 맡았을 때는 항상 그 팀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 팬들이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팀을 맡은지 오래되지 않아서 선수들을 잘 모르고 겁없이 뛰어들었다. 한국 축구가 가진 잠재력은 상당히 높다. 대표팀에서의 경험과 비교해보면 U-20 대표팀은 어린 선수들이지만 스폰지같이 잘 빨아들인다.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을 흡수하고 따라오는 모습이 좋다. 상당히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회를 위해 세운 계획이 얼마나 생각대로 이뤄졌나.

훈련과정은 퍼펙트하다. 부임 이후 스케줄을 짜고 제주와 포르투갈 전지훈련, 4개국 대회, 최종소집과 3번의 평가전 모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지장없이 지금까지 수행해왔다. 남은 것은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주눅들지 않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100% 보여주는 것이다. 점수로 따지자면 현 상황에서 90~95점을 줄 수 있다. 나머지 점수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실제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가산될 것이다.

-멕시코 4강 당시 어떤 느낌이었나. 감독인 지금 회상해보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제가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다. 학교 수업시간에 수업을 멈추고 라디오 방송으로 들으면서 친구들과 같이 응원하고 그랬다. 4강 신화를 달성한 박종환 감독님과 사제지간이 되기도 했다. 지난 15일 박 감독님과 통화를 했는데 ‘이제는 충분히 성적낼 수 있다. 단 수비력이 약한 것이 걱정이다. 그것만 보완하면 좋겠다’면서 직접 작전지시도 해주시더라. 저도 당시 축구선수였는데 선배님들을 바라보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 선수들이 4강 성적을 뛰어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진실된 속마음이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polaris@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