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포토] 장재인_까르망_01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불어 ‘까르망’(carmin)이란 신곡 제목처럼 붉은 빛일 줄 알았던 가수 장재인은 프리즘과 같이 다양한 빛의 소유자였다. 자신은 감성이 뚜렷하고 뾰쪽하기에 예민함이 목소리와 가사에도 드러난다고 했지만 실제로 만난 그녀는 어떤 그릇에도 자신을 맞출 수 있는 물과 같은 유연함을 가졌다.

2010년 엠넷 ‘슈퍼스타K’ 시즌2로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린 장재인은 그동안 여러 EP, 싱글, OST를 통해 대표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자신의 목소리를 알렸다. 하지만 2015년 미니앨범 ‘리퀴드’(Liquid) 발표 후에는 다소 활동이 주춤했다. 그렇기에 최근 여성 솔로가 음원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4월 가요계, 장재인의 컴백에 자연스럽게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음원성적에는)별 생각이 없다”면서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같이 나오면 난 좋다. 좋은 음악 많이 들고 나오면 좋고 음악 잘 만드는 사람이 많을 수록 좋다”고 웃었다.

장재인은 ‘까르망’의 가사를 직접 썼다. 그는 “마음이 가는대로 쓴다. ‘리퀴드’ 앨범 전에는 사랑 가사가 거의 없다. 이제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자연스러움을 알면서 그냥 나오는 것 같다. 다들 사랑을 하기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며 “경험도 담고 조금씩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 쓰려고 한다. 이번에는 쓰는 중간에 영화 ‘비포 미드나잇’이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다”고 알렸다. 또 “21세 때 쓴 ‘겨울밤’이라는 곡은 보컬적으로 아쉬움이 있지만 가사면으로는 깊은 감성이 있다. 이제는 과거의 감성과 현재의 발전한 모습을 안아서 더 노련해지고 싶다”고 기대했다.

[오피셜포토] 장재인_까르망_02

게다가 ‘까르망’은 박근태 작곡가와 작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오빠가 색깔있는 친구와 작업하는 것을 재밌어 하고 가사도 잘 써서 먼저 같이 하자고 하셨다”면서 “미스틱과 프로젝트를 하고 계셔서 나와 정반대 성향을 겪어보면 좋다고 생각했다”고 알렸다. 이어 “박근태 오빠의 곡이라 더 빨리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큰 프로젝트인데 두달만에 이뤄질 정도로 빨리 작업이 추진됐고 나에게는 배움의 과정이었다. 이전까지 러프한 것을 선호해서 원테이크로 가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여러번 수정 녹음을 했는데 보컬이나 리듬적인 면에서 더 다듬어진 면이 있다”고 만족해했다.

적지 않은 공백기,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대중의 취향과 가요계 변화 속 장재인 역시 조급함은 없었을까. 그는 “작년과 재작년, 트렌드를 따라가야하는 것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나만의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평생 창작을 할 사람이기에 좋고 완성도 높은 것을 낸다면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 굳이 콘셉트나 장르의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활동을 하기보다는 내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하는 시간에 비해 일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여간 장재인은 자신을 다듬으며 작업에 몰두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운동도 하고 여행도 많이 하고 작업과 창작을 하느라 바빴다. 일인 기획사라면 계속 앨범을 내면서 성장한다고 할수 있지만 지금 회사에는 가수가 많고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간다. 무언가 급히 나오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면 연습하고 쌓아두면 된다. 공백이 있는 만큼 발전된 시간이 있다. 윤종신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취향이 비슷해서 의견차이가 있는 엄마와 딸 같은데 이제는 ‘늦게 나오더라도 작품성만 있으면 기간은 상관없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셜포토] 장재인_까르망_03

이날 장재인은 자신의 자작곡을 직접 들려주기도 했다. 가장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자신을 꼽은 그는 “박근태 오빠와 두곡 정도 녹음을 더 했는데 그게 나올 수 있고 아니면 자작곡이 미스틱 ‘리슨 프로젝트’로 나올 수도 있다. 우선은 내 것을 열심히 만들려고 하는데 장르별로 따지면 20곡도 들려 드릴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벨벳’이라는 곡을 썼는데 윤종신 선생님도 말씀하시길 점점 좋은 곡이 나오고 있어 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장재인은 2017년 자신의 모습을 ‘서울 느와르’라 칭했다. 그는 “20대 초중반 때 내 자아는 창박한 파랑색인 페일블루(pale blue)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서울 느와르라고 정했다.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가면 그에 대한 글을 써놨다. 내 자아들이 나눠져 있고 페르소나를 세분화해서 새로운 글과 작품으로 써내려 가고 있는데 현재 서울의 삶은 느와르”라고 밝혔다.

까르망으로 새로운 변화를 알린 장재인은 향후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나의 색이 명확한 오리지널리티와 아이텐티티가 짙은 활동을 보여주려고 한다. 음악 뿐만 아니라 영상 사진 아트웍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만의 자아를 유니크하게 드러낼 계획이다. ‘까르망’이 변할 수 있는 아이를 보여줬다면 연장선으로 또 새로운 것을 기다리고 있다. 윤종신 선생님도 ‘올해부터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너희가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하셨다. 이전에는 주변을 많이 생각하느라 자아를 확실하게 드러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일·감정·작업 등 마음의 분배가 잘되고 여유가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