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데스크가 만난 사람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최태웅 감독. 2017.04.10.천안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천안=스포츠서울 위원석 체육1부장]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최태웅(41) 감독을 만난 것은 지난 10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팀의 복합베이스캠프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였다. 지난 3일 정규리그 1위팀 대한항공과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격전끝에 승리로 이끌면서 3승2패로 10년만에 팀에 챔피언트로피를 안긴 최 감독은 우승의 기쁨은 벌써 뒤로 한채 이미 다음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었다. 당초 서울에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최 감독은 다음 달에 열리는 트라이아웃 준비때문에 코칭스태프와 함께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우승을 하고도 편히 쉬지 못하고 숙소에서 다음 시준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최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 천안으로 내려갔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15~2016 시즌때 김세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세웠던 남자부 최연소 우승 기록(당시 만 41세)을 깨고 최연소 우승 감독(40세 11개월 25일)의 신기원을 세웠다(참고로 여자부는 양철호 전 현대건설 감독이 기록한 40세 9개월 28일이다). 프로무대 사령탑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 시즌때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때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불혹의 젊은 나이에 ‘명장’의 대열에 진입하고 있는 최 감독은 침체됐던 국내 프로배구에 ‘스피드 배구’의 열풍을 일으켰다. 그 스스로도 “국내 배구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평할 정도다. 그가 앞으로 국내 프로배구판에 얼마나 더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을지 많은 배구인들은 기대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이라는 말이 있다. 최 감독도 벌써부터 내년 시즌 준비에 정신이 없는 것같은데.

우승한 직후에는 진짜 한건지 잘 모르겠더라. 누가 와서 ‘무효다. 재경기해야 한다’라고 말할 것같아서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웃음). 다음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일단 5월 13~15일에 열리는 트라이아웃 준비에 집중하려고 한다. 어떤 외국인 선수를 뽑느냐에 따라서 팀 전체의 세팅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트라이아웃에서 외국인 선수 뽑는데 온 신경을 쓰고 있다. 어떤 용병이 오느냐에 따라 팀 구성이 바뀔 수 있다.

-트라이아웃 말이 나온 김에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가.

이번 트라이아웃에 나서는 선수들이 레프트와 라이트의 기량차가 큰 것같다. 우리는 레프트를 원하고 있고 5팀 정도는 라이트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지원을 한 선수 가운데 라이트쪽 서너명은 전세계 랭킹 30위안에 들 정도로 수준급으로 보인다. 반면 좋은 레프트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트라이아웃과 이전의 자유계약제와 장단점이 서로 있을 것같다. 최 감독 판단은 어떤가.

(행정직이 아닌)내 위치에서 이야기해도 좋은지 모르겠지만 순전히 감독 입장에서는 보면 자유계약을 하면 자신이 추구하는 색깔의 팀을 만드는데 더 유리할 것같다. 트라이아웃은 (선수층이)조금 한정돼 있는 느낌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제도를 채택한다고 해도 우리 선수들이 할 것은 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있어도 의존하는 마음을 많이 가지면 안된다.

-챔피언결정전을 한번 복기해본다면 승부의 분수령은 언제였는가. 역시 (0-2로 지다가 뒤집은)2차전 역전승인가.

나는 4차전 승리가 분수령이라고 본다. 2차전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한 경기 더 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문성민이 4차전부터는 정규리그에서 했던 리듬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문성민의 표정이 밝아지니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에너지를 되찾았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시즌에서 1위를 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졌다. 이번에는 반대로 정규시즌을 놓쳤지만 챔프전에서 우승했다. 정반대 상황이 됐는데 비교해 보면 어떤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우리팀이 18연승을 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못했다. 정규시즌 우승도 마찬가지다. 두서없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 스스로 ‘어,어’하는 사이에 연승을 달렸다. 18번의 경기를 너무 잘했기에 기술적이든 무엇이든 건들지 않아도 잘가는 흐름이라고 봤다. 결과는 패착이었다. 챔프전에 경험있는 선수가 부족했다. 나부터 그랬고 선수들도 그랬다. 감독으로 경험이 적다보니 ‘가만히 서서 경기만 봤던’ 경우도 있었다. 초보 지도자가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지난 시즌 경험이 정말 도움이 됐다. 나도,선수들도 모두 안정됐다. 지난 시즌 챔프전은 내 감독 생활에 참으로 귀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같다.

-정태영 구단주는 배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고마움의 마음으로 큰 절을 했다고 들었다. 10년만에 우승컵을 보고 무엇이라고 하던가.

(웃으면서)정말 큰 절을 하셨다. 우리도 당황해서 맞절을 드렸다. 10년전에 2연패를 차지할 때는 우승이 이렇게 값진 것인지를 잘 몰랐다고 하셨다. 챔프전 5차전을 앞두고도 저를 경기 직전 만나셔서 부담없이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이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았다.

-신현석 단장과도 궁합이 잘 맞는 것같다. 프런트와 선수단 역할 분담은 어땠는가.

우리 팀은 사무국과 선수단의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단장님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팀이 훈련할 때 코트안으로 안들어오셨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드렸다. 단장님은 흔쾌히 이런 요구를 수용해 주셨다. 절대로 앞으로 나서지 않으시면서 뒤에서 묵묵히 지원만 해주셨다. 내가 선수단 운영에서는 전권을 쥐고 운영했다. 선수들도 단장님에 대해서 마음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번 느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최태웅 감독이 숙소와 훈련장을 겸한 베이스캠브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마스코트인 네바(시베리안 허스키)와 여유를 즐기고 있다. 2017.04.10.천안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선수 가운데 우승 일등공신을 한명만 꼽아준다면 역시 문성민인가.

성민이가 하나 갖고 있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였다. 그것을 위해서 성민이가 우리 팀에 왔을 때 무조건 우승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것을 이뤄내지 못했다. 본인은 얼마나 부담감이 컸겠는가. 그런 간절함을 이번에는 반드시 풀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부담감을 뚫어냈다. 그것이 너무 고맙다.

-대한항공을 꺾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너무 덤덤하더라. 원래 성격이 그렇게 차분한가.

(웃으면서)차분하게 많이 바뀐거다. 어릴 적에는 급하고 까불기도 하고 그랬다. 아무래도 지난 2년간 감독 생활을 하면서 내가 일희일비하면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다보니 (이번에도)덤덤하게 있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5차전 열리기 전에는)우승하면 (세리머니를)어떻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해보기는 했다. 그런데 답이 잘 안나오더라. 또 5차전 상황이 ‘멀 해야지’하는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막상 딱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다행히 문성민이 나에게 뛰어들어와서 안아주면서 기쁨의 맛을 느꼈다. 선수때는 우승하면 코트를 막 뛰어다니고 그랬는데 감독은 확실히 좀 어색하더라(웃음).

-V리그 시상식에서 전임 사령탑인 김호철 감독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시하는게 인상적이었다. 당시 사제 관계로 있을때 (암)투병 생활을 많이 도와줬다고 하던데.

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 때였다. (2010년 6월에)내 의지에 상관없이 보호선수외에 보상선수로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티탈로)오게 됐고 그해에 발목 수술을 했고 림프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발병)사실을 김호철 감독님에게만 말씀드렸다. 퇴원한후 팀에 나왔는데 감독님이 조금씩 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사실 나도 몸은 힘들지만 훈련을 하기를 바랐다. 경기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시기였으니까.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감독님이 (훈련에 제외하면)심리적으로 위축될까봐 전체 훈련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를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내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이후 너무 죄송스러웠던 것은 감독님 후임으로 내가 팀을 맡게 됐는데 내가 (후임으로 지명된 사실을)속시원히 말씀도 못드리고, 상의도 드리지 못했다.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2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로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난뒤 전화를 드려서 문성민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상의드렸는데 그때 감독님이 “우승에 대한 간절함과 욕심은 너희 둘(최 감독과 문성민)이 가장 클 것이다. 팀에 대한 애착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걸 놓아야 한다. 성민이를 잘 감싸줘라”고 조언해 주시더라. 이후 그렇게 했더니 성민이가 다시 일어났다. 그런 여러가지 감정이 겹쳐서 인터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는데, 시상식때는 운 것은 아니다(웃음).

-팬들이 건강 걱정도 많이 하는것 같다. 요즘은 좀 어떤가.

(림프암은)다 완치됐다. 걱정 안해주셔도 된다. 몸에 조금 트러블이 생기는 것은 있지만 크게 상관없다. 건강 문제는 이제 없다.

-아까 말했듯이 현역 시절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전격 트레이드됐을 때가 최고 고비였는데 결국 새옹지마로 만들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당시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냥 억지로 이해했고 일종의 단념이었다. 그런 방식으로 트레이드된 것은 내가 첫 사례였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도 몰랐고,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었다. 마침 그때 2주동안 월드리그를 나갈 시기였다. 핸드폰을 꺼놓고 2주지나서 귀국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내가 현대에서 감독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현대 출신의 뛰어난 선배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최태웅
최태웅 감독. 2017.04.10. 천안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처음 감독으로 지명받고 정태영 구단주와 나눈 이야기가 기억나는가.

내가 먼저 “나이가 너무 어려서 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던 것같다. 그러자 구단주님께서 “나도 30대에 회사를 맡아서 경영을 해봤다. 그 나이가 절대로 어린 나이가 아니다. 부담갖지 말고 도전해 봐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 말씀이 참 힘이 됐던 기억이 있다.

-한국배구의 양대 산맥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모두 경험했고 두곳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모두 우승을 해봤다. 두 구단의 문화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대답을 잘 해야하는데…(웃음). 예를 들자면 삼성화재는 정리정돈이 참 잘된 방인데 항상 그 위치에 정리해야 하는 방이라고나 할까. 현대캐피탈도 잘 정리된 방이지만 필요하다면 위치를 바꿔도 되는 방?(웃음)

-이제 최연소 V리그 우승 감독이 됐다. 지난 2년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우승에 이어 세대교체형 사령탑이 3년 연속 패권을 잡았다. 한국 프로배구판에서 세대교체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최연소 타이틀 그런 것은 의식을 안하고 있다. 그런 것에 집착은 없다. 어쩌다보니 (젊은 감독이)3년 연속 우승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직 제가 어리기 때문에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나를 더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 감독도 세터 출신이지만 신치용 김호철 등 세터 출신 명장이 많다. 세터 출신인 것이 지도자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되는가.

아무래도 그런 것같다. (세터 경험이)도움이 된다. 배구는 어차피 ‘속고 속여야 하는 경기’이니 연구를 게을리하면 질 수밖에 없다. 세터 출신은 경기 전체를 보는데도 익숙하다.

-2년전 코치 경험없이 바로 감독에 선임됐으니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같다. 이제는 감독직에 익숙해졌는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감독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는 것같다. 훈련이나 경기를 할 때는 내가 감독이지만 그외에는 내가 형이 될 수도 있고, 친구도 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한가지 내가 코치 경험이 없다보니 우리 코치들에게 내가 일을 많이 시키는 건지, 적게 시키는 건지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너무 많이 시키는 것같다(웃음).

-자기만의 ‘감독론’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선수들이 배구라는 종목을 선택해서 배구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다. 은퇴를 할 때도 배구를 해서 잘했다, 내가 잘 살았구나 하는 기분을 만들어주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팀 운영을 할때도 선수들은 편안하게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해줘야만 한다. 은퇴후의 삶에 대해서도 구단 차원에서 좀 더 연구를 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이라는 팀에 온 것이 ‘정말 좋았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다.

-지난 시즌부터 ‘스피드 배구’를 표방하면서 한국 프로배구의 지형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들었다.

감독이 되고 나서 빠른 배구를 하고 싶었다. 자연히 ‘스피드 배구’가 팀 슬로건이 됐다. 그리고 경기 패턴도 슬로건처럼 됐다고 자평한다. 또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에 자극받으면서)V리그의 전체 배구 흐름이 빠른 흐름으로 넘어갔다. 한동안 한국배구가 특정 외국인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유행했는데 그것을 새로운 트렌드로 바꿔놓았다는 점에서는 자부심이 있다. 이번 시즌에는 스피드 배구를 업데이트했다. 스피드 배구의 요체는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빠른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터의 토스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빨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6명이 모두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자기 영역으로 볼이 오면 자기가 토스해서 처리한다는 판단을 해야 한다. 세터만 토스해서는 안된다.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 연구를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유튜브를 보면 배구뿐만 아니라 농구 야구 등 다른 종목의 훈련 방식에 대한 동영상이 많다. 이런 것을 보면서 우리쪽으로 차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예를 들어 하체 강화훈련이나 다른 장비를 활용하는 훈련 등이다. 이런 것을 시도하다보니 선수들이 훈련을 하면서 지루해 하지 않는다. 아직은 내가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4,5년 꾸준히 해본다면 (다른 종목에서 차용한 훈련들이)배구에도 실효가 있는지 정립이 될 수 있을 것같다.

-언젠가는 대표팀 감독도 해야 되는 것아닌가.

아직은 그런 생각이 없다. 선배들도 많이 계신다. 이번에 한번 우승했지만 나도 언제 바닥을 드러낼지 모른다. 내 스스로가 나에 대한 냉정한 평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어떤 분위기에 휩쓸려 그런 큰 자리를 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배구 전체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것이다. 보다 저변확대가 필요하다. 유소년쪽에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아이들은 농구를 더 쉽게 접한다. 오죽하면 우리 아이들(최 감독은 13살, 10살 아들 둘이 있다)도 농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농구공도 사주지 않았다. 농구는 골대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 환경이 좋다. 배구는 기술이 있어야 할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잘 안되어 있다. 이런 것을 개선해야 한다.

-내년 시즌 목표는 역시 통합우승(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인가.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느 팀 감독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센터인)최민호가 입대했고 김재휘로 그 자리를 메우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팀 구성이 조금 달라질 것같다. 이번에 우승해보니 힘들고 피곤한 것도 있지만 우승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감당할 수 있을 것같다(웃음).

-먼 훗날 최태웅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런 것을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다가)언젠가 후배들이 ‘배구에 미친 사람이 하나 있었다’고 기억해 주면 좋겠다. 배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사람이 있었다고 기억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만족한다.

batm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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