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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오랫동안 나를 지켜봐온 남편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죠. ”

오는 8일 종영하는 SBS 주말극 ‘우리 갑순이’(문영남 극본·부성철 연출)의 배우 유선(41)이 재혼 가정을 실감나게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극중 이혼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조금식(최대철 분)과 재혼했다가 이혼 등 온갖 고난속에 성장하는 신재순 역으로 폭넓고도 깊은 연기력을 펼쳤다. 젊은 주인공 송재림-김소은 커플 못지 않게 최대철-유선 커플은 중년의 로맨스로 극의 중심에서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로 톡톡히 활약했다. 20회가 되도록 한자릿수 시청률로 부진했지만 토요일 2회 연속 방송과 문영남 작가 특유의 ‘뒷심’으로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했고 당초 50부작에서 연장해 61부로 종영한다. ◇“눈물의 웨딩신, 멋진 경험이었어요”

극중 이혼 후 재혼했다가 다시 이혼하고 전 남편(정찬 분)과 재결합을 시도하다 무산되는 등 파란만장한 가정사를 겪는 인물에 완벽히 녹아들었지만 실제론 10년 사귄 오랜 연인과 결혼해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런 그가 재순 역을 소화해며 힘든 건 없었을까. 유선은 “그동안 여러 가지 역할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인생을 사는 인물은 처음”이라며 “외롭게 시작해 재혼가정에서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혼자 고립돼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조금 행복해지려고 했더니 전 남편이 나타나 행복을 방해하고, 전 남편이랑 원만한 가정 꾸리려는 순간 전 남편이 사고쳐서 전과자로 교도소 가고 가족이랑 등지게 되고 혼자 삶을 개척하겠다고 한번도 안한 생선가게까지 하지 않나. 파란만장한 재순을 통해 유선도 안해본 걸 많이 해봤다. 극중 부닥치는 상황과 격정적인 감정을 배우로서 느끼고 표현하면서 재순이가 성장함과 동시에 배우 유선도 성장하는 걸 느껴 축복받은 캐릭터였다”고 뿌듯해했다.

특히 전 남편과 결혼식을 준비하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경찰서에 가서 전 남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찢어진 드레스에 눈물범벅인 채 “앞으로 나를 찾지 마라. 나는 부모도 형제도 없는 사람”이라며 입술을 훔치는 엔딩 장면의 대본이 나왔을 때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너무 멋있는 장면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까지 버리면서 엄마로서 삶을 택했는데 사랑도 잃고 가족도 잃어 나 혼자 꿋꿋이 가겠다는 그 휘몰아치는 감정이 어떤 건지, 너무 추운 한파속에 촬영해 더욱 고통스러웠지만 그 장면 만큼은 가슴에 남아있다. 재순의 터닝포인트가 된 장면으로, 그 다음부터 직선적이고 강해진 재순의 2막을 연기하게 돼 잊지 못할 경험이고 그런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주신 문영남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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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선.사진|모션미디어 제공

◇“남편과 딸, 평생 든든한 지원군”

2011년 결혼해 4살된 딸을 두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배우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결혼을 하며 든든한 내 지원군이 생겼다. 가족은 팀이라 생각하는데 아이한테는 부모가 하나의 팀으로 지원군이 돼주고, 어떤 결속력보다 단단한 한팀으로 평생 똘똘 뭉쳐 갈 수 있는 파트너가 생겨 인생을 살아가는데 힘을 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계절이 네번 바뀌는 9개월동안 연기를 하는 데 있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남편이다. 유선은 “내가 데뷔도 하기 전에 만난 남자와 결혼해 내가 배우로서 걸어온 모든 과정을 알고 있어 내 꿈이 뭔지도 알고 너무 잘 이해해줘 누구보다 힘이 돼주고 있다”며 “오랫동안 만나고 결혼해 있는 그대로의 나로 보여지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매주 주말을 제외하고 촬영하는 일정에 아이도 익숙해졌다며 미소지었다. “딸이 일하는 엄마에 너무 익숙해져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각자 자기만의 공간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말에 만나는 걸로 알고 있다. 촬영이 없는 주말에는 오로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엄마는 일하러 가는 사람이라고 확실히 알고 있고 내가 대본을 보고 있으면 4살짜리가 엄마 공부한다고 나를 배려해준다. ”

◇“스펙트럼 넓히는 한해 됐으면”

‘우리 갑순이’를 하며 20대 몸무게로 돌아갔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하며 3㎏가 빠졌다. 원래 식탐이 많아 촬영을 시작하면 차안에서 대기하는 시간에 과자도 많이 먹고 밥심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라 작품이 끝날 무렵이면 시작때보다 2㎏가 쪄있다. 그런데 ‘우리 갑순이’에서 눈물의 웨딩신을 한파속에 찍으며 2주간 골골 앓았더니 살이 빠지더라. 3~4㎏까지 빠지니 어떤 옷을 입어도 소화가 잘돼 너무 좋고 절로 입맛이 떨어져 남편이 ‘나 만나고 16년만에 밥맛없다고 하는 거 처음 봤다’고 하더라”며 미소지었다.

올해 소망으로 “올해는 쉼없이 일해서 배우 유선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배우 유선 하면 떠올리는 색깔이 있는데 국한돼서 캐릭터가 들어오는 답답함 때문에 한번쯤 활짝 열고 싶어 MBC 예능 ‘진짜 사나이’에도 나갔다. 실제론 어수룩한 면도 있고 허당기도, 눈물도 많다. 차기작으로 러블리함과 애교도 있고 소녀같은 감성도 있단 걸 보여주고 다음 작품에서 보이시함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선택을 통해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나를 확장시키는 한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모션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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