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감격의 문성민, \'나한테 와~\'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2차전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코트에 누워 환호하고 있다. 2017.3.27. 인천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문성민 얘기를 하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다. “성민이가 겉으로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보이지만 여린 부분이 있다. 성민이한테 많이 미안했는데…”라던 최 감독은 “1차전이 끝난 후 자극을 좀 줬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1, 2세트가 너무 안풀리면서 성민이에게 했던 말을 후회했다. 감독과 선수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너무 모질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2세트를 시작하면서 성민이에게 ‘너는 문시호 아빠다’고 말해줬는데 제가 울컥하더라”고 말한 뒤 눈물을 쏟았다.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초반 두 세트를 내준 뒤 3-2(17-25 23-25 25-22 25-19 15-12)로 역전승했다. 1차전 3-0 완패에 이어 2차전도 내리 두세트를 잃고 패색이 짙었지만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며 시리즈 전적을 1-1 동률로 맞췄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성민이가 고생을 제일 많이 했는데 제가 너무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서 사과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긴 후에 코트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봤다. 성민이와 10년째 가까이서 지내면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성민이가 누구에게 다가가서 속의 말을 꺼내놓지 못하는 면이 있는데 본인 스스로는 많이 힘들 것이다. ‘팀의 에이스인데 약하다’는 모진 말을 해놓고 미안했는데 오늘 잘해내는 모습을 보니 더 미안해졌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선수로서 스스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감독님이 ‘문시호의 아빠’라고 했을 때 책임감도 들었고 코트에 함께 나서는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생겨났다”면서 “1차전처럼 스스로 무너지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제가 못해서 미안했는데 동료들이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감독님과 동료들이 저를 믿어준 덕분에 저도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리셉션에서 불안한 모습이 생기자 대니를 빼고 박주형과 송준호를 함께 투입하며 리셉션 안정에 주력했다. 여기에 3세트부터 송준호의 활약이 보태지면서 문성민의 공격력이 매섭게 살아났다. 살얼음판 같았던 5세트 9-11로 뒤진 상황에서는 최민호가 호쾌한 오픈공격으로 3연속 득점하며 전세를 뒤집고 승리를 따냈다. 최 감독은 “사실 최민호를 라이트로 투입하는 것은 최악의 경우라고 상정하고 준비했다. 민호의 서브에 힘이 실리는 것을 보고 몸상태가 좋구나 하고 생각했다. 상대 한선수가 앞에 서는 상황이어서 민호쪽으로 토스를 올리도록 했는데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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