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 아마추어 야구리그(AUBL)'가 올해로 출범 37주년을 맞았다. 수도권 대학교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AUBL은 올해 총 38개 학교가 참가해 그 어느 해보다 열기가 뜨겁다.


순수 아마추어(일부 선수 출신 포함)로 이루어진 AUBL은 2016시즌 숭실대(으뜸), 강남대(버금)가 각각 양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시즌 종료 이후 겨우내 부족한 부분을 고치고 다듬는 데 주력한 AUBL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17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각 학교를 중심으로 한 해의 농사라 할 수 있는 신입 부원들 모집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일 건국대 글로컬 F와 한신대학교 갱스터의 개막전으로 시작된 2017시즌은 숭실대가 리그를 총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정위승 연합회장을 만나 AUBL의 소개와 올 시즌 리그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간단하게 AUBL을 소개해 달라.


정위승 연합회장(이하 정위승) : AUBL은 1981년 처음으로 열린 순수 아마추어 대학 야구리그로서 올해로 37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수도권의 38개 대학교가 참가하며, 현재 회원 수는 2500여 명(게임원 기준)에 달한다. 새 학기가 시작된 만큼 회원 규모는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조별로 4~5개 팀이 소속돼 있는 AUBL은 A조부터 H조까지 홈어웨이 방식으로 조별 풀리그가 치러진다. 이후 조 1~2위 팀은 으뜸 리그로, 3~4위 팀은 버금 리그로 진출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최종 우승 팀을 가린다.


Q. 벌써 37회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리그의 회장으로서 AUBL이 유지되는 이유와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정위승 : 매년 선배들이 졸업과 동시에 리그를 떠난다. 이렇게 생긴 공백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 신입 부원들로 자연스럽게 채워진다. 물 흐르듯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비시즌 내내 침체됐던 분위기는 매년 새 학기가 찾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 바람이 불어오며 활발한 활동으로 이어진다.


1학년이었던 친구들은 2학년이 되면서 후배가 생기고, 2학년이었던 친구들은 3학년이 되면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3학년이었던 친구들은 최고참이 되면서 각 팀의 중심을 든든히 지켜준다. 이러한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이 AUBL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졸업한 선배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한다. 학교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졸업한 선배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선배들의 지원을 받은 친구들이 나중에 졸업해 야구부에 다시 지원을 하는 선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AUBL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비결이자 매력이라 볼 수 있다.


Q. 아무래도 2000여 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리그다 보니 혼자서는 운영할 수 없을 것 같다.


정위승 : 그렇다. 혼자 힘으로는 AUBL을 운영해나갈 수 없다. 각 학교의 경기장 상황을 파악하는 친구, 기록을 담당하는 친구, 선수 명단을 확인해주는 친구 등 많은 이들과 함께 AUBL을 꾸려나가고 있다.


많은 친구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과 회장직을 겸하다 보니 일 처리가 다소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최선을 다해서 한다고는 하는데, 논란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각 학교 대표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Q. 일반 사회인 야구리그와 비교했을 때 운영비가 10배에서 많게는 20배 이상 차이 난다. 각 학교당 단 돈 20만 원으로 1년을 운영하고 있는데 개인 경비 등은 지원받고 있는가.


정위승 : 전혀 그렇지 않다. 정말 야구와 AUBL을 좋아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연합회장 직을 맡고 있다. 사실 20만 원이라는 운영비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UBL이 운영될 수 있는 건 각 학교 측의 운동장 대관과 자체 심판, 기록원 등의 봉사가 있기 때문이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아무래도 심판, 기록원 등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되다 보니 잦은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정위승 : 맞는 말이다. 극히 일부가 심판, 기록 등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투입될 뿐, 대부분 야구를 좋아하고 즐겨보는 고참급 학생들 지휘 아래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그래서 종종 논란이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연합회 측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4심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록 오류에 대해서는 AUBL 커뮤니티를 통해 의견을 적극 수렴, 반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자주 나오는 오심을 사례집으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회칙에 보면 오심 사례집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유명무실하다. 이번에 사례집을 잘 만들어서 오심을 줄여나가는 노력에 더욱 귀를 기울일 것이다.


Q. 연합회장으로서 AUBL 올해의 다크호스 팀을 꼽자면?


정위승 :아무래도 각 팀의 전력 사정도 잘 모르고, 신입 부원에 따라 전력 편차가 커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다크호스 팀을 뽑긴 쉽지 않다.


상위 팀은 몇 팀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리그 내 파워랭킹이라는 게 있다. 파워랭킹은 지난 3년간 리그에서 거둔 각 팀의 승률을 합산한 지표다. 이를 놓고 봤을 때 올해도 건국. 서울, 성균관, 경희대 국제(수원) 등 전통의 강호들이 상위권에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


Q.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합회장직에 오르게 됐다. 1년 동안 38개의 학교를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정위승 : 모든 학교가 큰 사고와 부상 없이 한 해를 마무리했으면 한다. 또 대학 간의 분쟁 없이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올해 리그 정말 별 탈 없이 잘 진행됐다', '한 해 동안 수고 많았다'라는 글을 보게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뉴미디어국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AU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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