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프로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동호인 야구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2016년 기준 전국에서 활동 중인 야구 동호회는 2만 1천여 개, 리그는 400여 개 정도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독특한 직업군에 속한 이들의 야구 활동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스포츠서울은 [SS야구in]속 코너로 올해부터 전국 각지의 동호인 야구단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남자 승무원을 주축으로 기장, 관리, 인사팀 등으로 이뤄진, 야구를 통해 화합과 단합이 무엇인지를 일깨우고 있다는 항공전문업체 이스타항공의 '제우스(ZEUS)' 팀이다. 팀명인 '제우스'는 항공사 코드 'ZE'에 '우리'를 뜻하는 영어 '어스(US)'를 합친 것으로 지난 2014년 창단했다.


▲ '소통'이 우리 팀의 모토


인터뷰에 응한 이효민(29), 정복선(29)씨는 기내 객실 승무원이다. 두 사람의 친분은 각별하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출신으로 교내에서 함께 야구를 즐기며 인연을 쌓았다. 회사까지 나란히 입사하게 된 둘은 자연스럽게 사내 야구팀에도 속하게 됐다.


"어릴 때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 중 하나였다"는 지난해 감독이자 예약관리팀장 이석규(42)씨는 "18년 째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다. 야구를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야구 하는 주말이 매일 기다려진다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제우스' 팀이 가장 중점을 두는 건 소통이다. 아무래도 부서 간 대화가 적다 보니 야구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석규 씨는 "업무 스트레스를 부서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기내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있죠"


'땅콩회항', '승무원 폭행 사건' 등 최근 기내 난동 사건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승무원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좋은 서비스로 보답해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스트레스 받는 일이 종종 있다. 당황스러운 일을 경험한 적도 많다.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아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다.


정복선 씨는 "일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있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찾지 못해 내려야 한다는 승객부터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는 분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천재지변으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상황인데 화를 내시는 분들도 있다. 저희로선 가장 난감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며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충도 있지만 보람이 더 큰 직업이 승무원이기도 하다. 이효민 씨는 "하루는 어르신 한 분이 갑자기 호흡을 못 하시더라. 말 그대로 응급환자였던 거다. 많이 당황했지만 교육 받은대로 구급 장비를 활용해 위험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그때는 정말 뿌듯했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 야구는 우리의 활력소 - 프로야구도 기대돼


거의 매주 야구 경기에 참가하고 있는 세 사람은 프로야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효민 씨는 롯데 자이언츠, 정복선 씨는 KIA 타이거즈, 이석규 씨는 LG 트윈스 팬으로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효민 씨는 "롯데에 이대호 선수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어릴 때 사직 야구장을 자주 찾곤 했다. 이대호 선수가 돌아온 만큼 올 시즌 롯데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복선 씨는 스토브리그에 KIA와 계약한 프리에이전트(FA) 최형우(4년 100억 원), 양현종(1년 22억 5000만 원)을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올해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이석규 씨는 "LG 트윈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1군에서 성장 중이다. 지난해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니 올해는 더 잘할 거라 믿는다.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 헨리 소사,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어메이징 4'의 활약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올시즌 목표? 지난해보다 1승 더"


세 사람은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1승 더"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경기를 하면서 매년 부상자가 발생했는데 올핸 다치는 사람 없이 오랫동안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우스'는 지난 4일 경기 김포시 HS고촌 야구장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아시아나 야구팀과 이날 대결에서 '제우스'는 아쉽게 패배했다. 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시즌 개막전에 맞춰 많은 인원이 참가해 친목을 다졌기 때문이다.


정성한 감독(38)은 "민경부(49) 재무팀장 겸 선수단장님이 올해도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 웃음과 화합 속에 올 시즌도 시작하게 됐는데, 지난 시즌 보다 조금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자신의 사회인 야구팀을 [SS야구in] 코너에 소개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이메일 주소로 간단한 소개 글과 연락처를 보내주시면 검토 뒤 연락드리겠습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사회인 야구팀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뉴미디어국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이스타항공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