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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창민이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장쑤전에서 상대 브라질 미드필더 하미레스를 달고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아쉬운 패배였다.

6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오른 제주가 첫 경기에서 중국의 ‘머니 파워’ 장쑤 쑤닝과 잘 싸웠으나 통한의 골을 내주고 패했다. 골대를 강타한 두 차례 슛이 아쉬웠다. 제주는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ACL H조 1차전 장쑤와의 홈 경기에서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하고도 후반 45분 상대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하미레스에 골을 내줘 0-1로 졌다. 제주는 내달 1일 감바 오사카와 원정 경기 2차전을 벌인다.

아시아 무대 데뷔전을 치른 조성환 제주 감독은 이날 스리백을 내세워 장쑤의 스리백과 맞섰다. 김원일과 오반석 조용형 등 베테랑 수비수들을 가운데 세우면서 좌·우에 정운과 박진포를 윙백으로 포진시켰다. 이창민 이찬동 권순형이 미드필더를 형성했고 발 빠른 황일수와 연계플레이가 좋은 마르셀로를 투톱으로 넣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장쑤는 알렉스 테이세이라와 로저 마르티네스, 하미레스 등 남미 특급 3총사를 모두 투입했다. 한국대표팀 수비수 홍정호도 선발로 나서 친정팀 선수들과 붙었다.

개인기 좋은 상대 공격수들에 고전하지 않을까란 우려와 달리 제주는 강한 압박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장쑤를 위협했다. 그 결과 마르티네스와 테이세이라 등 외국인 투톱은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37분 박진포의 크로스를 이창민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장쑤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부상을 당한 테이세이라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아웃되면서 제주는 더욱 장쑤 문전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후반 2분 마르셀로가 상대 수비수를 압박해 볼을 따낸 뒤 날린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튕겨나가면서 제주는 또 한 번의 불운에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은 후반 22분 황일수를 빼고 지난해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탄 안현범을 넣어 공격에 변화를 줬다. 이후 더욱 상대를 몰아붙였으나 안현범의 후반 23분 대각선 슛과 박진포의 후반 32분 중거리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끝내 득점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조 감독은 후반 40분 브라질 신입 선수 마그노를 넣어 승부의 마지막 점을 찍으려고 했다, 그러나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비 속에서의 90분 혈투가 끝나갈 때쯤 장쑤가 한 방을 찔러넣었다. 문전 혼전 속에서 하미레스의 슛이 제주 왼쪽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최 감독도 뛰쳐나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주는 이날 슛을 21개나 쏟아내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장쑤는 8개였다. 그러나 90분 뒤 울려퍼진 것은 장쑤의 1000여팬들이 외치는 “최용수”였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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