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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쑤 팬들이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H조 1차전 제주와의 원정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서귀포 | 김현기기자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장쑤 쑤닝은 갈수록 세를 확장하고 있는 중국 슈퍼리그 중에서도 ‘돈과 인기’가 가장 급속도로 불어나는 팀이다. 슈퍼리그 16개구단의 지난해 평균 관중은 2만4159명인데, 장쑤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3만8992명에 이른다. 국내 A매치 뺨치는 사람들이 장쑤 홈 경기마다 들어차는 셈이다. 돈은 더 많이 몰려 장쑤 구단의 지난해 수입은 12억4270만 위안, 우리 돈으로 무려 2070억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물론 하미레스나 알렉스 테이세리아 등 특급 용병들에 지출하는 돈이 이를 상회하지만 어쨌든 한 구단이 연간 2000억원을 벌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1차전은 광저우 헝다 외에 슈퍼리그의 다른 구단들도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한 자리였다. 이날 전국을 강타한 비바람은 제주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하루 종일 내리던 비는 킥오프 시간인 오후 8시가 다가올수록 더 거세졌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호와 응원가를 외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남쪽 관중석에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대거 나타난 장쑤 팬들이었다. 이날 김포공항은 찌뿌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주로 가는 비행기가 만석이어서 항공사가 ‘대기 좌석까지 없다’고 공지할 정도였는데 그런 제주행 인파 중엔 축구장으로 향하는 장쑤 팬들도 곳곳에 있었다. 한국에 있는 유학생들까지 불러모아 2000~3000명의 ‘메머드 응원단’을 곧잘 만드는 광저우 헝다 만큼은 아니었지만 1000여명의 중국인들이 하늘색 물결을 일으켰다. 제주라는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면 수천명 못지 않은 열기다.

장쑤 팬들의 기세는 경기 전부터 확인됐다. 장내 아나운서가 두 팀 출전 선수들을 호명하는데 장쑤 선수들이 소개될 때마다 남쪽 관중석에서 똑같은 외침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오렌지색 유니폼과 태극기를 든 제주 팬들과의 응원전이 팽팽했다. 이 가운데 최 감독과 한국 수비수 홍정호에 대한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본부석 맞은 편 관중석엔 ‘최용수 감독님 화이팅!!’이란 격려 플래카드의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이 동시에 내걸렸다. 홍정호가 제주 선수의 슛을 막아낼 때면 “홍정하오(홍정호를 중국어로 읽을 경우 나는 발음)”란 외침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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