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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출처 |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갈 길이 멀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 카자흐스탄에 맥 없이 무너지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꿈이 물거품될 위기에 놓였다. 백지선(50·미국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2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아이스하키 1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졸전을 펼친 끝에 0-4(0-0 0-2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의 카자흐스탄전 역대 전적은 12전 전패가 됐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을 들어 올린 백 감독의 부임과 귀화 외국인 선수의 가세로 전력이 급상승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골리 맷 달튼이 대회 직전 출전 자격을 얻으면서 전력도 100%에 가깝게 구성했다. 반면 카자흐스탄은 2군에 가까운 전력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물론 세계랭킹 16위로 23위인 한국보다 7계단 높았지만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KHL)에 속한 자국팀 바리 아스타나가 아시안게임 기간 KHL 플레이오프에 나선 탓에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절반 넘게 선수단에 포함시켰다.

겉으로 보면 한국이 이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하지만 한국은 2피리어드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2피리어드 14분7초에 대인 방어 미숙으로 막심 보르코프에 첫 골을 내준 한국은 귀화 선수 브라이언 영의 페널티(2분 퇴장)로 인한 상대 파워플레이 때 추가 실점했다. 2피리어드 15분54초에 니키타 미카일리스의 슬랩샷으로 순식간에 두 골 차 리드를 허용했다. 한국은 3피리어드 들어 알리칸 아세토프와 콘스탄틴 사벤코프에 각각 한 골씩 더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이날 29개의 슛을 날려 27개의 슛을 시도한 카자흐스탄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득점을 만드는 능력이 상대보다 떨어졌다.

이제 한국은 오는 24일 일본전과 26일 중국전을 모두 이기고, 26일 일본이 카자흐스탄에 이겨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 아이스하키는 두 팀 이상의 승점이 같을 경우 해당팀간 승자승 및 골득실을 우선 따진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에 4골 차로 크게 졌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선 금메달 가능성이 더 희박해진 게 사실이다.

한국은 지난 2014년 백 감독을 영입한 뒤 이탈리아 일본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 그 동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팀들을 눌렀다. 이 팀들이 100% 전력으로 한국과 붙은 것은 아니었으나 승리 자체로도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청신호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림픽 리허설 격으로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카자흐스탄 2군에 완패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드러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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