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번즈
앤디 번즈. 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새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앤디 번즈(27)를 영입하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하며 올시즌을 위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홈런 갈증을 호소하던 롯데의 번즈 선택은 의외다. 번즈는 거포 보다는 중장거리 타자 유형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8일 “새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앤디 번즈를 계약 총액 76만 달러(약 9억 1000만원)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2011년 메이저리그(ML) 토론토에 입단한 번즈는 185cm, 95kg의 체격으로 마이너리그 통산 6시즌 동안 610경기에 나서 타율 0.264, 55홈런, 283타점, 87도루를 기록했다. ML에는 지난 시즌 데뷔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번즈는 주포지션인 2루 외에도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정도로 뛰어난 수비와 송구능력을 갖췄고, 주루 능력과 변화구 대처 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 번즈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3루수 황재균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미국으로 떠나거나 유니폼을 바꿔입을 수도 있다. 황재균이 갑작스럽게 떠날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격이다. 번즈는 그 대안일 수 있다. 2루수와 유격수로도 마이너리그에서 100경기 이상을 뛰었기 때문에 주전들의 부상이나 체력, 컨디션 저하 때 번즈를 시즌 내 경기력 유지의 만능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번즈는 출전경기 수는 적지만 좌익수와 우익수로도 뛴 경험도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주력은 평균 정도이고, 수비를 보면 순발력이 있다”고 말했다. 번즈의 수비에 대한 걱정은 많지 않다. 관건은 타격이다. 생소한 한국 투수들을 상대로 첫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일단 이전까지의 타격을 토대로 하면 번즈는 거포와 거리가 멀다. 공을 띄워 멀리 보내기 보다는 라인드라이브로 2루타성 타구를 많이 만들어낼 줄 아는 타자다. 한시즌 최다 홈런도 2014년 더블 A에서 기록한 15개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홈런 127개로 10개팀 중 8위에 그쳤다. 하지만 롯데는 중장거리타자인 번즈를 영입했다. 번즈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롯데의 눈높이는 일단 두 자릿수 홈런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검증된 선수는 아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최준석, 강민호 등 기존 타자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2015년 31홈런을 터뜨린 최준석은 지난 시즌 116경기만 뛰며 19홈런을 기록했다. 무릎상태가 좋지 않은 강민호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116경기만 뛰고도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최준석과 강민호를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로 활용하며 화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번즈를 택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롯데의 최상 시나리오는 번즈의 잠재력 폭발이다. 번즈가 20홈런 이상을 터뜨리면 엄청난 성공이다. 짐 아두치처럼 한국에서 번즈의 장타력이 향상되길 기대하고 있다. 아두치가 지난 시즌 도중 약물파문으로 퇴출되긴 했지만, 한국 데뷔 첫 해였던 2015년 28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한국으로 오기 전 아두치도 ML 통산 61경기에서 타율 0.189, 1홈런에 불과했고, 마이너리그 통산 902경기에서도 41홈런(타율 0.285)에 그친 중장거리 타자로 분류됐다. 아두치의 타격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번즈와 비슷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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