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로맨스 포스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국내 방송가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이 한류를 제한한다는 한한령, 혹은 한류금지령을 뜻하는 금한령(禁韓令)으로 지난해부터 위기를 느껴왔던 국내 연예계가 이제 본격적으로 그 상흔을 드러내게 됐다.

지난해 12월 방영을 시작한 KBS2 ‘화랑’은 당초 중국 온라인플랫폼 LETV에서 동시 방송을 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12월 26일 방송된 3회부터 동시 방송이 돌연 중단됐다. 게다가 중국측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 없어 KBS측에서도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KBS드라마국 내부에서는 물론 업계에서는 “한한령 때문에”라고 이해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렇듯 계약도 파기하며 국내 드라마의 방영을 중단하고 있는 중국내 실정이라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만이 아니다. 천정부지로 높아진 출연료와 제작비가 더 큰 걱정거리다.

푸른바다의 전설 포스터(현세)

한 드라마 관계자는 “SBS ‘푸른바다의 전설’ 같은 경우 작가를 비롯해 남녀주인공 3명의 개런티가 3억원에 달한다. 그러니 제작비는 어마어마하다. 중국시장이 있을 때에나 가능했던 이야기다. 중국 시장을 보고 스타캐스팅을 하면서 억대 개런티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제 중국 수출길이 막혔다. 새판을 짜야하는데, 한번 올라간 개런티는 낮추기가 쉽지 않다. 가능한 예산 안에서 캐스팅을 하려고 하면 배우 섭외가 잘 안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에 드라마들이 배우 캐스팅을 어떻게들 하는지 보면 중국 한한령의 타격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아니더라도 콘텐츠의 힘으로 머리를 맞댈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도 놓지 않았다. 그는 “콘텐츠만 괜찮으면 배우들도 욕심을 보이며 개런티는 조금 양보할 수 있다. 수년전에도 출연료가 고공행진을 해 난감해 한 때가 있었다. 그때에도 좋은 콘텐츠가 있을 때에는 배우들이 그 드라마에 합류하기 위해 조금씩 양보한 경우도 있다. 또 좋은 콘텐츠라면 중국이 아니더라도 자본력이 있는 곳에서 투자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관건”이라고 했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사진|KBS,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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