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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동(왼쪽)과 진성욱이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의 2017시즌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여기서 이렇게 만났네요.”

6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오른 제주는 지난해 말 강원 못지 않은 전력 보강으로 화제를 뿌렸다. 진성욱 마그노 멘디(이상 공격수) 이찬동(미드필더) 조용형 김원일 박진포(이상 수비수) 이창근(골키퍼) 등 K리그 수준급 선수들이 줄줄이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아시아 무대를 정조준했다. 그 중에서도 리우 올림픽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진성욱과 이찬동은 제주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기약할 수 있는 보강으로 꼽힌다. 1년 전부터 둘의 영입을 추진하던 조성환 제주 감독은 진성욱을 먼저 영입

<본지 2016년 12월15일 8면 단독 보도>

,화력 보강에 성공했고 새해 직전에 이찬동까지 데려와 중원의 힘을 더했다.

3일 새 팀 선수들과 함께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둘은 “제주에서 이렇게 만났다”며 웃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의 인연이 전부는 아니었다. 둘은 같은 1993년생이지만 이찬동이 1월생이라 형이다. 이찬동은 “2011년 인천대에 진학했을 때 동기 중에 성욱이와 친한 선수가 있었다. 성욱이도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 친한 동기를 통해 서로 알게 됐고 함께 밥도 먹으러 다녔다”고 지난 날을 떠올렸다. 진성욱은 인천 유스 대건고를 거쳐 2012년 인천 프로팀에 뛰어들었다.

둘은 지난해 아쉬움이 많았다. 이찬동은 전체 38경기 중 25경기를 뛰었는데 2014~2015년 부동의 주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입지가 다소 흔들렸다. 리우 올림픽 본선 엔트리엔 들었으나 두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는 등 많은 시간을 확보하진 못했다. 진성욱은 지난 시즌 마지막 6경기에서 4골을 쓸어담아 인천의 극적인 잔류 일등공신이 됐지만 시즌 전체적으론 5골 3도움으로 폭발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리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과의 결승전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선 엔트리엔 들지 못했다. 진성욱과 이찬동 모두 “작년은 만족스럽지 않은 해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둘은 새 팀,제주에서 ‘비상’을 노래한다. 개인적인 활약도 중요하지만 K리그 클래식 우승과 ACL 16강 이상의 성적을 통해 제주 축구의 전성기를 써나가겠다는 게 두 ‘젊은 피’의 다짐이다. 이찬동이 먼저 “올해 목표를 좀 높게 잡고 싶다. 클래식 정상에 올라보고 싶다. ACL에서도 조별리그 통과 등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진성욱도 “우승을 맛 보고 싶다는 생각은 나도 갖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둘의 존재는 그래서 서로에게 소중하다. 진성욱이 “찬동이 형 입단은 전혀 몰랐다. 온다고 해서 알았다”며 웃자 이찬동이 “팀을 바꾸면 적응이 중요한데 성욱이도 있고 역시 올림픽 대표팀 멤버였던 이창민과 이창근도 있어 한결 가볍다”고 화답한 것이다. 둘을 지켜보던 조성환 감독은 “성욱이는 선발과 조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특히 힘이 좋아 후반에 승부를 뒤집어야 할 때 필요하다”고 반긴 뒤 “찬동이는 상대팀으로 만날 때 우리를 힘들게 했던 미드필더였다. 이제야 모두 잡았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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