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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뇰 귀네슈 베식타스 감독. 출처 | UEFA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이 유럽 무대에서 바람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귀네슈가 이끄는 터키 명문 베식타스가 이탈리아의 강호 나폴리를 적지에서 제압하며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첫 승을 따냈기 때문이다. 베식타스는 20일(한국시간) 열린 B조 3차전에서 카메룬 공격수 뱅상 아부바카르가 멀티골을 터트리는 등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벤피카(포르투갈)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와 연달아 비긴 베식타스는 2연승을 달리던 나폴리의 상승세를 상대 홈에서 세우며 1승2무로 B조 2위가 됐다.

귀네슈 감독이 온 뒤 베식타스의 역사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6월 2년 계약이 1년 옵션을 조건으로 사령탑에 오른 귀네슈는 부임 첫 해 팀을 터키 1부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이스탄불을 연고지로 하는 라이벌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에 철저히 밀렸던 베식타스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자국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했다. 이어 올시즌 나폴리를 누르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폴리전 승리는 2009년 11월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 이후 7년여만에 챙긴 베식타스의 챔피언스리그 첫 승리였다. 조별리그 1~2차전 승리로 자신만만했던 나폴리는 홈 패배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탈리아 유력지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 악몽’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 많은 실수로 팀이 쉽게 깨졌고 베식타스에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귀네슈 감독은 이번 승리를 통해 전술적인 능력이 좋은 이탈리아 구단들의 킬러로 부각됐다. 그는 지난 2011년 9월15일에도 터키의 또 다른 상위권 구단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끌고 이탈리아 3대 명문 중 하나인 인테르 밀란을 적지에서 1-0으로 물리쳐 화제가 됐다. 귀네슈 감독은 나폴리를 이긴 뒤 “선수들이 너무나 잘 싸웠기 때문에 오늘 못 이겼으면 억울할 뻔했다. 아직 우리 조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은 게 아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귀네슈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터키 대표팀을 이끌고 3위를 차지한 명장이다. 2007~2009년엔 FC서울을 3년간 맡아 서울이 강호로 재도약하는 기반을 잡았다. 특히 이청용과 기성용 등 10대 후반 어린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 결과적으로 한국 축구의 기틀까지 함께 다졌다. 축구와 가족, 종교에만 집중하는 모범적인 삶으로 많은 서울 선수들의 신뢰도 쌓았다. “축구는 쇼다”, “팬들을 즐겁게 하려면 우선 너희부터가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라”, “K리그 우승팀은 심판이 결정한다”고 말하는 등 냉철하면서도 격정적인 발언들로 K리그에 대한 조언 역시 아끼지 않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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