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슈틸리케 감독, 故 이광종 감독을 애도하며...소집 명단 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 4차전에 나설 선수들의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난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명복을 빌며 말문을 열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 경기력은 좋지만…불순한 태도 문제 있어.”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내달 6일 카타르(홈) 11일 이란(원정)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 4차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유럽파 침체와 더불어 가장 ‘난제’로 꼽힌 풀백에 홍철 정동호 이용 등 K리거를 대거 수혈한 가운데 공격진엔 손흥민 이청용 석현준 등 기존 유럽파가 다시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3경기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두 차례 멀티골로 맹활약중인 손흥민에 대해 “스스로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중국전에서 교체로 벤치에 들어오면서 물병을 걷어차는 등 일부 행동이 구설에 오른 것과 관련해 “선수를 평가하는 데 경기력과 그 외적인 게 존재한다”며 “손흥민의 일부 행동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불순한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감독은 팀을 위해 여러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속팀 감독과 갈등을 빚은 기성용, 이청용 등도 한국 축구 위상을 위해 행동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 일문일답- 먼저 이광종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명단 발표하기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감독 뿐 아니라 가족, 주변 축구인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 감독과 친분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내가 부임한 뒤 투병생활을 했다. 대한축구협회에 오랜 기간 헌신한 귀중한 분을 보내드려야 한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 23명 태극전사와 관련해.

소집 일주일이 남았다. 김영권이 주말 경기를 뛰다가 다쳐 낙마했다. 추가적으로 부상 선수가 없기를 바란다. 말레이시아에서 시리아전을 치르면서 승점 2을 잃었기에 카타르, 이란전이 부담될 수 있다. 팀이 극복해낼 수 있는 부분을 증명해야 한다.

- 구체적인 목표와 한국 축구에 악연인 이란 원정에 대한 대비책은.

월드컵 본선에 오르려면 최소 승점 22 이상을 해내야 한다. 1, 2차전 상황을 보니 22점에서 1~2점 부족해도 본선이 가능하리라고 보나,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홈경기는 5차례 모두 이겨야 본선 진출이 수월하다. 당장 홈에서 치르는 카타르전에 집중하겠다. 지난 월드컵 최종 예선 때 카타르와 상대할 때 홈에서 1-1로 비기다가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결승골을 넣어서 이겼다. 절대 최종 예선에선 어느 경기도 쉽지 않다.

- 주장 기성용이 지난여름 기초군사훈련 이후 컨디션이 저조하다.

전체적으로 해외리그 소속 선수이 상황이 과거보다 호전됐다. 지동원 석현준은 최근 주전으로 계속 뛰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 2월부터 소속팀 입지가 불안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팀 주장 구실을 하는 중요한 선수인 건 틀림이 없다. 팀에 합류했을 때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할 것 같다.

- 시리아전 부진으로 명단을 구성하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여론의 반응도 중요하나 감독 스스로 어떠한 경기를 했는지 돌아보고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항상 감독으로 경기가 끝나자마자 기자회견하면서 밝힌 부분도 있으나 나중에 영상을 보면서 일주일 뒤 지니는 생각이 다르다. 이 자리에서 솔직히 말하고 싶은 건 지난 경기에서 3가지 실수를 범했다.

우선 경기가 끝난 뒤 잔디 상태 언급을 했는데, 핑계를 찾는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사실 핑계라면 상대 침대 축구 등을 찾을 수 있었다. 또 경기 종료 10분 여를 남겨두고 세 번째 교체카드를 쓰지 못했다. 당시 경기가 갑자기 우리 흐름으로 왔을 때다. 다만 선수 중 체력적으로 지친 선수가 있었는데, 황의조를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실수는 지난 2연전 때 23명 선수 소집을 모두 하지 않은 것이다. 중국전을 앞두고 논란이 거셌는데 승리하면서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시리아전 무승부 이후 다시 불거졌다. 물론 20명이냐, 23명이냐에 따라 경기력이 좋아지거나 실수를 적게 한다고 판단하진 않는다. 이번엔 내 권리인 23명을 모두 뽑으면서 앞으로 발생할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했다.

- 최근 물오른 활약 중인 손흥민에 대해서 어떠한가.

선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경기력과 외적인 부분으로 나뉜다. 현재 손흥민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 소속팀 활약이 본인에겐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대표팀에서도 영향을 끼치리라고 본다. 다만 외적인 부분에서 손흥민의 행동은 간간이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불순한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지도자도 때로는 전체 팀을 위해서 생각해야 하는 게 있다. 선수들도 주의하고 알아야 한다

. (손흥민의 행동은 물병 걷어찬 것 외에 파주NFC에서 외박한 뒤 벌어진 행동까지 문제 삼는 것인가)

음, 우리 팀에서 발생한 건 아니나 최근 기성용이 소속팀 감독과 문제가 있었고, 이청용도 (지난 시즌 말미)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 난 항상 한국 선수 태도에 대해서 누구를 만나도 칭찬하고 신뢰한다. 이런 행동이 나온다는 건 본인 뿐 아니라 한국 선수 위상에 도움이 될 게 없다. 이번에 선수들에게 얘기하겠으나 대중에게 주목받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경기장 안, 밖에서 한국 축구 위상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 김신욱, 곽태휘의 재발탁이 눈길을 끄는데.

지난번 여름 이적시장 곽태휘가 사우디에서 다시 K리그로 돌아오면서 한참 몸을 만드는 중이었다. 그래서 9월 명단에 소집되지 못했다. 이 부분도 실수였다. 중국, 시리아전에서 곽태휘같은 베테랑이 선수단의 중심이 되고, 규율을 잡아야줬어야 했다고 본다. 김신욱은 우리가 지속해서 지켜봤다. 인내를 갖고 기다린 선수다. 본인이 최근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돌아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군사훈련 이후 초반 부진했는데, 최근 다시 경기를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골을 넣고 있다. 기존 석현준과 황의조가 비슷한 유형이라면 김신욱은 다른 스타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