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바자회
지난 9~10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사회인검도대회에서 검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선바자회를 연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 대한검도회, 이강호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검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사용한 죽도와 호구 등 애장품을 내놓고 자선바자를 열었다. 수익금으로 얻은 724만2000원을 대한검도회, 사회인검도연맹에 기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쓰기로 했다.

검도대표팀은 지난해 일본 ‘무도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제16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개인전, 단체전 전 부문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검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대표팀 주장 이강호(38)를 비롯한 태극검객은 세계선수권 호성적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것에 보답하는 차원으로 자선 바자를 직접 기획했다. 지난 9~10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사회인검도대회에서 성대하게 개최, 수많은 검도 동호인과 팬의 눈길을 끌었다. 검도 ‘일본천하’에 균열을 낼 때 입은 대표 선수의 도복과 사인이 실린 죽도와 호구, 트레이닝복 등 소중한 애장품이 바자회를 가득 채웠다. 수백 여 팬이 한꺼번에 몰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애초 대표팀은 사회인검도대회를 앞두고 공개연무에서 검도기술 시연과 팬 사인회를 요청받았다. 그러나 이강호를 비롯한 선수들은 조금 더 적극적인 팬 서비스로 다가가자는 데 공감했다. 경기 때 사용한 도구 등 선수 인생에서 가장 값진 애장품을 내놓은 이유다. 또 2018년 제17회 세계선수권대회가 30년 만에 한국(인천)에서 열리게 돼 이를 홍보하려는 의지도 한몫했다. 이강호는 “지난해 세계대회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 보답하고 싶은 자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일반인이 많이 참가하는 사회인검도대회가 좋은 기회였다”며 “이종림 대한검도회 회장을 비롯해 여러 선배 검도인께서 도움을 주셔서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검도가 국내에서 인기종목이 아니어서 여러 대표팀 동료가 바자를 열고 주목받는 것을 수줍어하더라”며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에서 선수들이 바자를 열었으면 여러 매체를 통해 홍보도 됐을텐데 그런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주목받으려고 한 건 아니다. 정말 순수한 마음이었다. 처음에 선수들이 팬에게 사인해주는 것을 부끄러워했으나 ‘떳떳하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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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검도회, 이강호

대한검도회 관계자는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선수들이 추진해서 매우 대견하게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도 순수한 열정의 검도인을 사랑해주시고, 2년 뒤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역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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