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2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프로야구에 경기조작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NC 이태양과 상무 문우람(넥센)이 검찰에 기소된지 이틀만에 KIA 투수 유창식도 경기조작 가담을 자진신고했다. 흉흉한 소식들이 이어지자 KBO 10개 구단은 집안단속에 여념이 없다. 행여나 나쁜 길에 발을 들여놓은 선수들이 있는지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롯데는 이태양과 문우람의 검찰 기소에 1군과 2군, 육성군 등 선수단 별로 전체 미팅을 열었다. 경기조작에 가담한 적이 있는지를 긴급 설문조사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전체를 파악한 결과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혹시 몰라 계속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에 발을 들여놓은 선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K도 선수단 전체를 아울러 긴급 사태파악을 마쳤다. SK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전체를 조사한 결과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직접 물어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1군 선수들은 코치들이 신경써서 개별적으로 확인했지만 없었다”고 말했다.

kt 역시 자진신고를 받고 있지만 아직 접수되진 않고 있다. 익산에 머물고 이는 2군 선수들에게도 모두 연락해 승부조작 가담 여부를 물었다.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들 중 제안을 받은 경우까지 파악에 나섰지만 특별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선수단 전체 면담과 교육을 재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지난 겨울부터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수시로 개인면담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원정 6연전을 치르는 도중에 터져 일단 코칭스태프와 주장 등을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킨 뒤 26일부터 시작되는 홈 6연전 기간을 이용해 면담과 재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들이 집안단속 중이지만 이미 벌인 일을 쉽게 털어놓을지는 의문이다. 모 관계자는 “구단들이 모두 개별면담을 하고는 있지만 유창식의 경우에도 이미 수사망이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에 자진신고를 한 것이다. 연루된 선수들이 더 있더라도 끝까지 잡아뗄 것으로 보인다. 선수 입장에서는 영구제명이 아니라 2~3년만 쉬어도 야구를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면담보다 아예 무기명으로 브로커의 연락을 받은 경우를 일괄 접수해 KBO와 검찰에 넘긴 뒤 브로커를 일망타진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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