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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심이’ 민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공심이를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키는 각진 단발머리, 허스키한 목소리에 평범한 듯한 외모에 변변히 내세울 것 없는 취업준비생이지만 꿈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공심이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민아(23)가 지상파 첫 주연작인 ‘미녀공심이’의 타이틀롤로 가창력 뛰어난 아이돌 멤버에서 ‘배우’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5월14일 첫방송해 지난 주말 종영한 ‘미녀공심이’는 자극적인 ‘막장’ 코드없는 ‘저자극 고중독’ 드라마로 마지막회에 자체 최고인 전국 시청률 15.1%(닐슨코리아 기준)로 막을 내렸다. 20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단발머리 가발을 벗고 몰라보게 예뻐진 민아를 만났다. 몸으로 말하듯 큼직한 제스처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을 담은 민아는 기대 이상의 성취에도 안주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공심이’ 그 자체였다.

◇공심이가 준 선물은?

방송전 연기경험이 많지 않은 민아가 지상파 드라마의 타이틀롤을 맡아 우려섞인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민아는 마지막회까지 촌스러운 단발머리 가발에 헐렁한 의상, 거의 화장기 없는 얼굴에 남성용 메이크업베이스를 바르고 세상에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공심이에게 완벽히 녹아들었다. ‘미녀 공심이’가 민아에게 준 선물은 무엇일까.

“공심이는 방민아라는 사람 자체에게도 많은 용기와 따뜻함을 준 것 같고 그런 게 많은 분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 공심이를 연기하며 공심이에게 위로를 많이 받았다. 공심이는 자신감도 별로 없고 잘난 언니랑 많이 비교되며 자랐는데도 자기 꿈을 위해 나아가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심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민아에게 취업스트레스로 생긴 원형탈모증을 가리기 위한 단발머리 가발은 ‘신의 한수’였다. 민아는 “가발을 써야 공심이 같았다. 예쁘장한 긴 생머리는 내가 그려오던 공심이랑은 어울리지 않아 ‘똑 단발’이 공심이다웠다. 가발은 공심이한테 큰 부분”이라며 “4회엔 가발을 벗는 걸로 감독님께 얘기들었는데 10회, 12회가 돼도 안벗더라. 감독님이 ‘반응이 너무 좋아 가발을 좀더 써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공심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가발을 벗었을 때 공심이다운 걸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돼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회에서야 드디어 가발을 벗고 ‘미녀’로 변신했다. 그는 “공심이를 통해 걸스데이에서는 해볼 수 없는 수더분한 스타일을 해봐 재미있고 색달랐다. 마지막회에 미녀로 변하며 미니스커트를 입고 속눈썹도 붙였는데 부끄러웠고 메이크업 담당 언니에게 ‘이래도 되는 건가’하고 말할 정도로 공심이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공심이는 튀지 않는 외모에 스타일에는 무관심한 인물 아닌가”라고 수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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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가 똑단발 가발을 벗고 청순미를 과시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안단태-석준수는 ‘매력남’, 남궁민-온주완은 ‘슈퍼맨’

민아는 극중 정의로운 ‘동네 테리우스’인 인권변호사 안단태(남궁민 분)와 재벌 상속자 석준수(온주완 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 이상형인 캐릭터를 묻자 “너무 어렵다. 한회를 봤을 때는 준수였다가 또 다른회에는 단태에게 끌린다. 주위 여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고, 오빠들이 했으니까 사랑받은 것 같다. 준수의 무한히 착하고 젠틀맨 같은 모습과 단태의 장난스러우면서도 눈에 진심이 보이고 진지할 때는 너무나 멋있게 ‘심쿵’하게 다가오는 매력이 좋다”고 답했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끼리 ‘합’이 잘 맞아 재미있게 촬영한 화기애애한 현장이었다. 그는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온주완 오빠였다. 어딜 가도 환하고 재미있으면서 유머러스하다. 너무 사람이 좋다. 남궁민 오빠는 처음부터 나를 연기적으로 많이 잡아주고 선생님 역할을 하다보니 큰 오빠 같은 느낌이라면 온주완 오빠는 현실의 남매같은 느낌으로 장난도 많이 치고 사적으로 농담도 할 정도로 재미있게 잘 지냈다”고 미소지었다.

특히 남궁민의 열정에 감탄했다. “맨 마지막에 밤새는 게 이런 거구나 할 정도로 촬영하며 대사를 촬영 직전까지 못외우는 상황에서 남궁민 오빠가 자기가 연기한 게 마음에 안들었던지 혼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배우 생활 20년 가까이 됐는데도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고 반성했다. 오빠의 모습을 보며 나도 대본을 보면서 내가 배워야하는 모습이 아닐까 했다. 테크닉적인 것도 배우지만 열정을 계속 지니면서 자기자신을 가꾸고 바꿔나가는 비결도 궁금했다. 대본에서 극과 극을 오가야하는 안단태를 보며 오빠가 너무 힘들겠다 했는데 방송을 보니 완벽히 해내 ‘이 오빠 진짜 대단하다’ 싶었다. 오빠랑 15살 차이가 나는데 촬영하면서 한번도 나이차를 못느꼈다. 촬영장에서 누구보다 쌩쌩하게 다녀 슈퍼맨인 줄 알았다.”

‘미녀공심이’ 방송기간중 뮤지컬 ‘뉴시즈’에 출연한 온주완에게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온주완의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는 그는 “나도 나중에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다. 연기와 노래를 같이 하는 거라 좀더 내공을 쌓아 도전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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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는 드라마 종영 후 걸스데이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걸스데이와 민아 사이

2010년 걸스데이로 데뷔한 그는 걸스데이로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미녀공심이’ 다음은 걸스데이 민아로 찾아올 것 같다. 최근 걸스데이가 개인활동을 하고 있어서 그룹활동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다”며 “걸스데이로 활동할 때와 개인활동을 할때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다르다. 멤버들 덕분에 더 힘입어 ‘미녀공심이’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멤버들이 ‘미녀공심이’ 티저를 보자마자 잘 어울린다고 격려해줬다. 혜리는 같은 시기에 드라마(SBS ‘딴따라’) 촬영을 하고 있어서 영양제 뭐 먹는지를 공유했고, 둘다 ‘오늘 밤 샜냐? 난 밤샜다’며 서로 힘내자고 격려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그룹 멤버가 드라마에 출연해 민아와 혜리를 비교하는 기사와 주위의 시선에 대해 “우리는 굳이 신경쓰지 않는데 주위에서 비교하는 게 가끔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데뷔 이래 걸스데이 활동 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인 SBS ‘에코빌리지, 즐거운가’, ‘정글의 법칙 in 니카라과’ 등과 MBN 시트콤 ‘뱀파이어아이돌’, MBC ‘달콤살벌 패밀리’ 등의 연기활동까지 도전을 이어왔다. 이에 대해 “고생이라 생각 안하고 그때마다 재밌게 했다. 그 안에서 어떻게 해내느냐가 고민이었을 뿐이다. 도전하고 몸으로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담담해했다.

배우로서 안방극장에 안착한 그의 차기작 계획이 궁금했다. 민아는 “갑자기 김혜수 선배님처럼 뇌쇄적인 캐릭터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내가 해낼 수 있고 잘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 잘 해내서 차곡차곡 조금씩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공심이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아 너무나 감사한데 다음 작품에선 그 캐릭터에 집중하면 잘 될 것 같다”며 “‘미녀공심이’를 하기전 슬럼프가 와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우선 걸스데이로 얼른 찾아뵙고 개인적으로는 내 자신이 발전하는 시간을 틈틈이 주고 싶다. 걱정많은 스타일이라 늘 고민의 연속인데 주위 친구들도 똑같이 고민하더라. 살아보고 싶은 대로, 해보고 싶은 대로 하면서 20대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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