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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배우 서현진이 자신의 인생작을 만났다. 서현진은 tvN 월화극 ‘또 오해영’에서 에릭과 함께 현실감 넘치는 로맨스를 펼치며 단숨에 ‘로코퀸’으로 등극했다.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한 서현진은 연기자로 전향후 악역, 단아한 이미지를 거쳐 지난해 ‘식샤를 합시다2’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또 오해영’을 통해 전국에 자신의 이름과 존재감을 뿜어냈다. 서현진은 “오해영 같이 기억해 주는 캐릭터가 있는게 좋다. 평생 못 만날 수도 있다. 게다가 그 작품이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라서 더욱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서현진, ‘또 오해영’을 만나다

사실 ‘또 오해영’은 서현진에게 가장 먼저 온 작품이 아니었다. 이미 보도로 알려졌 듯 여러 배우들이 고사하며 촬영 두달전 서현진에게 대본이 갔고 운명적으로 서현진은 오해영을 만났다. 그는 “내가 결정할 권리는 없었다. 대본을 보고 감독님께 안해도 되는데 재밌다고 말씀드렸다. 내가 이 대본을 하면 어려움 없이 ‘내 나이에 맞게 연기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면서 “시청률이 잘 나오는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줄 몰랐다. 무엇보다 내가 대본을 보면서 울고 웃는 것을 같이 공감해 주시는 게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서현진은 20~30대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오해영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없었다. 드라마 속 오해영은 자존감이 한축을 이루고 다른 한축은 사랑이야기다. 자존감이 낮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야 하는 건 모든 사람의 숙제다. 오해영 연애의 민낯을 다 보여주는게 목표였다. 연기하는 나 역시 창피했는데 스태프분들이 도와주셔서 용기내 솔직하게 연기를 했다. 다들 오해영을 좋아해 준 것은 생각을 하지만 차마 입밖에 내놓지 못한 말을 대신 해줘서 그런것 같다.”

많은 애청자들이 ‘또 오해영’의 새드 결말을 우려했다. 서현진은 “출연진 역시 슬픈 결말일까 정말 많이 걱정했다. 교통사고가 날 거라곤 생각했다”면서 “‘또 오해영’은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서 많은 것을 바꿀 수 없지만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벌어지는 일이 달라진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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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 제공|점프엔터테인먼트

◆서현진, 자신의 연애관을 말하다

실제 오해영이라면 극중 두 남자중 누구를 택했을까. 그는 “나는 두 남자에게 사랑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태진에게는 차였고, 그 이유가 어찌됐던 상처가 치유되진 않는다. 둘을 그냥 비교하자면 박도경을 더 좋아한다. 자신의 못난 부분을 나에게 오픈하는 사람이 좋다”면서 “작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역시 설레더라. 물리적으로 옆집에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젖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바닷가에서 데이트하는 신이 가장 좋았다”고 알렸다.

‘또 오해영’을 통해 안방극장의 연애세포를 자극한 서현진의 실제 연애관은 어떨까. 그는 “솔직한게 좋다”면서 “옛날에는 연애가 곧 결혼이라는 생각을 안했는데 나이가 해영이만큼 먹다보니 결혼을 바라보는 연애를 해야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기가 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실제로는 다가가지도 않고 다가오는 것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고백도 못하고 내색도 못하고 그냥 돌처럼 있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주길 기다린다”고 고백했다.

◆인생작 오해영,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원래 16부작으로 기획된 ‘또 오해영’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2회 연장했다. 하지만 12회를 정점으로 두자릿수 시청률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극의 긴장감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2회 연장된 것은 원래 우리 작품이 다른 미니시리즈에 비해 신수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분량때문에 대본 엔딩과 방송 엔딩이 달라 고충이 있었다. 중반부터 2회 정도 차이가 났기에 연장이 독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극의 중심이 오해영에서 박도경으로 넘어가며 캐릭터의 성장이 보이지 않았다는 질문에 대해선 “대본은 작가님이 쓰시는 것이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전지적 박도경 시점’이었다. 오해영이 시청자와 친해지는 지점은 8회까지고 이후에는 박도경 시점으로 넘어갔다. 사랑은 혼자하는게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기에 남·녀 모두 시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실제로 사람은 그렇게 빨리 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결점이 없는 게 좋은건지 의문이 있다. 해영이가 얄밉고 진절머리나게 싫어도 그게 해영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현진은 ‘또 오해영’을 통해 앞서 MBC‘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기한 김선아와 비교되기도 했다. 그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사실 오해영이 김삼순처럼 선하고 둥글한 캐릭터가 아니라 그래도 되나 생각했다. 나 역시 드라마를 재밌게 봤기에 비교되면 단점이 많이 보일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원래 하던 것을 하는데 어떤 것은 잘한다고 하고 어떤 것은 못한다고 하는게 무섭다”며 속내를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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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진. 제공|점프엔터테인먼트

◆배우 오해영, 또 다른 모습이 궁금하다

서현진은 지난해 뮤지컬 ‘신데렐라’를 하면서 처음으로 직업란에 자신을 배우라고 썼다. 그는 “식샤를 합시다2’를 하면서 연기자로서 틀을 깼고 ‘신데렐라’를 통해 무대를 밟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전까지 배우라는 자각이 없었다. 그 후에 ‘또 오해영’ 대본을 받았는데 내가 이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앞으로 포부도 밝혔다. “어떤 작품을 희망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좋은 작품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목표다. 1~2년 하고 그만두지 않을 것이기에 지금 하는 매 작품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생각하시는 것 처럼 입지가 달라지지 않았다.(웃음) 달라지면 좋지만 안달라져도 좋다. 분에 넘치는 것임을 알고 이게 그냥 흘러가는 것임도 알고 있다. 그래도 무언가를 꼽는다면 말로 누군가의 콧대를 눌러주는 검사, 변호사, 사기꾼 같은 전문직을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또 오해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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