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두산선발 노경은, \'오늘 좀 던져볼까~\'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노경은.대전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사직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롯데가 ‘뜨거운 감자’ 노경은(32)을 품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고원준(26)을 내주고 두산으로부터 노경은을 받아들이는 맞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노경은이다. 노경은은 갑작스럽게 임의탈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과정에서 두산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노경은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구단과 김태형 감독에게 반기를 드는 뉘앙스를 취하면서 노경은과 구단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임의탈퇴 정국을 유심히 지켜보며 노경은에 눈독을 들이던 구단들이 노경은에 대한 관심을 거둬들이면서 노경은은 사실상 갈 곳 없는 신세가 되버렸다. 두산이 노경은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된데다 타 구단에서도 구설수에 오른 노경은을 데려가는데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그런 가운데 롯데가 두산에 노경은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송승준의 부상과 고원준의 부진이 겹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조차 버거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던 까닭이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그런대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송승준과 고원준이 빠지면서 박세웅, 이성민, 박진형 등으로 선발 공백을 메우고 있는데 이성민마저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보낸 상태다.

[SS포토]롯데 선발 고원준, 3이닝 5실점하며 강판
두산 노경은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게 된 롯데 고원준.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롯데는 경험이 부족한 선발 투수들을 이끌어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노련한 실전용 선발투수가 당장 필요했고 그런 조건을 두루 갖춘 카드가 바로 노경은이었던 셈이다. 노경은은 2003년 두산에 입단해 통산 267경기에서 37승 47패 7세이브 11홀드 방어율 5.07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노경은과 함께 가기 어려웠던 두산 입장에서도 롯데 측의 제의가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맞대결 카드를 어떻게 맞출 것이냐가 문제였는데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젊은 투수를 고르다보니 고원준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두산은 “갈등이 있었지만 노경은이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넥센에 입단한 고원준은 2010년 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세 시즌 동안 13승 18패 2세이브를 기록했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부터 다시 팀에 합류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갑작스런 구위 저하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패에 방어율 5.59를 기록하면서 2군에 내려가 있었다. 갓 병역을 마친 젊은 투수인데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미완의 대기’로 머물러 있다. 결국 롯데는 고원준의 ‘미래가치’보다는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노경은의 현실적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 측은 “조원우 감독과 더 상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노경은은 일단 내일 부산으로 이동해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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