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최용수 감독, \'고요한이가 너무 예뻐~\'
25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2016 AFC 챔피언스리그 R16-2nd’ FC 서울과 우라와 레즈의 경기가 열렸다.서울의 고요한이 세번째골을 넣고 최용수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2016.5.25. 상암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동아시아 축구의 패권 다툼은 한국과 중국의 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2016년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는 중국 클럽이 꼭 끼어있었다. 지난 2012년과 2014년 일본 J리그 팀이 8강에 한 팀도 없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지난 2014년부터 준결승까지는 서아시아와 동아시아로 구분돼 경기를 치른다. 그 점을 고려하면 8강전은 동아시아의 준결승과 같다. 올 시즌에도 ACL 8강에는 중국 클럽들이 포함됐다. K리그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한 전북과 서울과 한-중 대결을 펼치게 됐다. ACL 8강에 중국 클럽이 2팀 살아남은 경우는 지난 2005년 이후 11년만의 일이다. 중국축구가 얕잡아볼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자금력 갖춘 중국의 부상, 강해진 뒷심

중국에는 슈퍼리그 5연패, ACL 2회 우승 등으로 아시아의 공룡구단으로 불린 광저우 헝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광저우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반면 산둥 루넝과 상하이 상강은 8강까지 올랐다. 우수선수를 보유하기 위한 자금투입 여력은 광저우가 아닌 다른 구단들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전력강화는 중국 구단들이 원정다득점 원칙의 수혜자가 되며 8강에 오르는데 중요한 뒷심으로 작용했다.

산둥 루넝은 지우,티에구 카르델리,왈테르 몬티요,주실레이 등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72억원의 연봉을 들여 브라질대표팀을 이끌었던 마누 메네제스 감독을 선임하기도 했다. 시드니FC와 16강 원정 2차전에서 2-2 무승부(합계 3-3)를 이끌어내 원정다득점 원칙으로 8강에 오르는데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이 컸다.

스반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 상강은 기존 다리오 콘카,기안 아사모아에 더해 올해 엘케손까지 영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주영을 서울에서 영입하며 수비도 보강했다. 콘카와 엘케손은 광저우 헝다에서 뛰며 아시아 무대를 정복해봤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FC도쿄와 치른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합계 2-2)해 역시 원정다득점 원칙으로 8강에 오르는데 힘을 보탰다. 이정도로도 부족해 여름 이적시장 전력강화를 위해 맨체스터 시티의 야야 투레에게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안좋은 기억,또다른 악연 쌓일 수도

8강전은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설명해주듯이 한국축구는 전통적으로 중국에 강했지만 최근 K리그는 중국 클럽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ACL에서 쉽지 않은 경기를 해왔다. 전북이 지난 2014년 조별리그서 패해 조별리그를 힘겹게 통과했고 서울이 지난 2013년 결승에서 1,2차전 모두 비기고도 준우승에 머무는 등 대부분의 안좋은 기억은 광저우 헝다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상대들을 만나게 됐다. 산둥과 상하이 모두 월드클래스의 감독의 지휘 하에 탈 아시아급 외국인 선수와 자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탄탄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광저우만큼 강력한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보수집이 중요해졌다. 산둥이 지난해 조별리그 탈락한 것과 달리 올해는 8강까지 오른 점, 지난 시즌 슈퍼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상하이가 올해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한 점 등은 주의깊게 살펴봐야할 부분이다. 자칫 ‘아시아의 공룡구단’으로 불리는 광저우가 아닌, 다른 중국 클럽과도 악연이 쌓일 수 있다.

◇재회의 가능성, 어떤 스토리가 생길까.

8강 대전 추첨은 다음달 9일 열린다. 8강 1, 2차전은 8월 하순과 9월 중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과 중국의 클럽이 각각 2개팀씩 올라있기 때문에 K리그 팀들간의 집안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은 50%로 낮지 않다. 이 경우 올 시즌 K리그 선두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과 전북의 격돌이 한 차례 더 벌어지게 된다. 양 팀 모두 올 시즌의 우선 목표가 ACL 우승인 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서울과 전북이 8강에서 만날 경우 준결승 진출 4개팀 가운데 최소한 한 자리는 K리그 팀의 몫으로 남게 된다.

전북은 지난해 산둥과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치렀다. 당시 원정에 나섰던 전북은 산둥 측이 제공한 훈련장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훈련을 취소하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대승을 거뒀다. 올해는 서울이 산둥과 조별리그 경기를 치렀는데 원정에서의 대승과는 달리 안방에서는 0-0 무승부에 그쳤다. 산둥전 성적을 중심으로 서울과 전북의 전력이 비교평가될 수도 있다. 상하이에는 서울 출신의 수비수 김주영이 뛰고 있다. 서울과 상하이의 맞대결이 결정될 경우 서울에서 동고동락했던 김주영과 오랜만에 재회하는 무대가 물러설 수 없는 ACL 무대라는 점도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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