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두산 니퍼트와 보우덴, \'둘이 합쳐 9승 눈앞\'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은 개인타이틀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다승 부문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왼쪽)와 마이클 보우덴이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여유있게 대활르 나누는 모습.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 타이틀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5월 말로 접어드는 시점이면 어느 정도 레이스의 윤곽이 드러나게 마련인데 올 시즌에는 팀 순위는 물론 개인 타이틀 경쟁도 자욱한 안개 속에 가려있다. 그나마 팀 순위 경쟁에서는 두산의 독주 체제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는 치고나가는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삼파전 정도는 기본이고 5명 이상이 선두 그룹을 형성한 채 혼전을 펼치고 있는 부문도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역시 다승과 홈런이다. 다승에서는 7승으로 선두에 올라있는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가 한 발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니퍼트는 지난 22일 롯데전에서 3.2이닝 만에 7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상대 선발이 신예 박진형이라 니퍼트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이제 니퍼트는 6승을 기록하고 있는 팀 동료 마이클 보우덴, 삼성 윤성환, NC 에릭 해커, 넥센 신재영 등 2위 그룹의 거센 추격에 휘말렸다. 특히 보우덴과 윤성환은 24일 각각 kt와 KIA를 상대로 선발 출격하는데 나란히 승리를 추가할 경우 니퍼트와 공동선두 그룹을 형성하게 된다. 신재영이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나 해커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다승 레이스는 향후 니퍼트-보우덴-윤성환의 삼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지만 5승으로 공동 6위 그룹에 이름을 올린 다크호스들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는 두 좌완 유희관과 장원준, SK 김광현과 크리스 세든, KIA의 지크 스프루일, kt의 슈가레이 마리몬 등 공동 6위 그룹은 순식간에 선두그룹을 위협할 수 있다.

[SS포토]테임즈 2점홈런, \'멀리멀리 날아가는구나~\'
지난 해 타격에서 거의 전 부문 타이틀을 휩쓸다시피했던 NC 에릭 테임즈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떨쳐내며 지난 해의 기세를 재현하고 있다.창원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홈런은 LG의 루이스 히메네스가 주도하던 흐름을 두산 김재환이 이어받았고 홈런왕 0순위 후보로 꼽혔던 NC 에릭 테임즈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김재환이 14홈런으로 가장 앞서 있지만 히메네스와 테임즈가 1개차인 13개로 공동 2위다. 그 뒤를 롯데 최준석(11개), 삼성 최형우, 두산 민병헌, SK 최정(이상 10개) 등이 바짝 뒤쫓고 있다. 히메네스의 홈런 생산 속도는 줄어들었지만 김재환과 테임즈는 5월에만 각각 9개, 8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갈수록 폭발적인 장타력을 뿜어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어느덧 9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한화 로사리오, kt 앤디 마르테, 두산의 양의지, SK 정의윤 등도 호시탐탐 선두권으로 뛰쳐나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승리 외에 구원 경쟁도 치열하다. 넥센 김세현과 SK 박희수가 11세이브로 공동 선두에 올라있고 두산 이현승과 NC 임창민이 10세이브로 바로 아래 순위에 자리잡았다. 박희수는 한 차례 마무리를 맡았던 경험이 있지만 이현승과 임창민은 지난 해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무리를 맡았다가 마무리 전문투수로 고정된 케이스다. 김세현은 아예 올 시즌에서야 마무리로 데뷔한 케이스다. 수술대에 오른 조상우 대신 올시즌 뒷문을 지키고 있는데도 ‘초보 마무리’답지 않은 강심장과 묵직한 구위로 상대 타선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방어율 부문은 보우덴이 1.80으로 앞서나가고 있지만 해커와 롯데 브룩스 레일리가 2.61과 2.78로 그 뒤를 쫓고 있어 한 번만 무너져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타점은 정의윤(45점)과 최형우(44점)의 경쟁 구도지만 테임즈(39점)와 김재환(37점)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타율 역시 롯데 김문호가 0.422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삼성 구자욱(0.377), 테임즈(0.368), 두산 민병헌(0.367)과 양의지(0.362) 등이 3할5푼 이상의 고감도 타격을 펼치고 있어 시즌 막바지까지 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도루는 kt 이대형(16개)과 롯데 손아섭(15개)이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고 득점에서는 구자욱(42점)과 손아섭(40점), SK 최정(38점) 등이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다만 장타율에서는 테임즈(0.729)가 히메네스(0.643)를 크게 앞서며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홀드에서는 두산 정재훈(12홀드)이 넥센 이보근과 롯데 윤길현(이상 8홀드)과 격차를 벌리고 있고 니퍼트는 탈삼진 66개로 2위인 KIA 지크(53개)의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벗어나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시즌 다승왕을 차지한 해커와 MVP 테임즈를 제외하면 디펜딩 챔피언이 대부분 개인타이틀 경쟁에서 실종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각 분야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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