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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종영한 SBS ‘한밤의 TV연예’.화면캡처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잔인한 계절 맞은 지상파 장수프로그램, 다음은 무엇?

지상파에서 오랜 시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장수 프로그램들이 봄 개편을 맞아 하나둘씩 폐지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가 21년 만에 종영한 데 이어 KBS2 ‘위기탈출 넘버원’, MBC ‘해피타임’, ‘찾아라! 맛있는 TV’ 등 장수 프로그램이 속속 간판을 내리며 차가운 봄을 보내고 있다.

‘한밤의 TV연예’는 1995년부터 방송하며 4명의 남자 MC, 17명의 여성 MC가 진행하며 SBS를 대표하는 간판 연예정보프로그램이었지만 지난달 23일 방송에서 고별인사를 전했다. SBS 측은 “폐지가 아니라 프로그램 재정비를 위한 중단”이라고 밝혔지만 프로그램 재개여부와 시기는 불투명하다. ‘한밤의 TV연예’ 자리에는 지난 설 연휴에 파일럿으로 선보여 호평받았던 음악 예능 ‘보컬전쟁-신의 목소리’가 지난달 30일 첫방송해 시청률 4.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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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위기탈출 넘버원’. 제공|KBS

2005년 7월9일 첫방송한 정보성 예능 ‘위기탈출 넘버원’은 오는 11일 방송을 끝으로 11년 간의 방송을 마친다. 후속으로는 연예인이 자신의 친구와 함께 휴가를 보내는 ‘화려한 휴가’가 오는 5월2일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MBC도 봄 개편으로 ‘해피타임’과 ‘찾아라 맛있는 TV’를 폐지한다. 일요일 오전 8시에 과거 MBC에서 방송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의 명장면 등을 다시 보여주던 ‘해피타임’은 지난 2005년 1월23일 첫방송해 11년간 시청자들을 찾았지만 3일 막을 내렸다. ‘해피타임’의 후속으로는 토요일 오전 9시에 방송하던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가 찾아온다.

2001년 11월10일 첫방송해 토요일 오전 11시에 찾아오던 최장수 음식 버라이티 ‘찾아라 맛있는 TV’는 지난 2일 715회를 마지막으로 15년 역사의 뒤안길을 걷게 됐다. MBC는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등의 가세로 어느때보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해 오는 9일부터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경기를 생중계하는 ‘MLB중계’를 고정으로 편성한다.

올 봄 지상파에서 유난히 장수프로그램 폐지가 잇따르는 것은 시청률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다.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이 다채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경쟁에서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오랫동안 방송을 이어오며 인지도는 얻었지만 소재 고갈이나 트렌드와 동떨어지는 등 참신함을 잃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다. ‘한밤의 TV 연예’는 최근 3%대의 시청률로 고전했고 월요일 오후 9시대에 방송하던 ‘위기탈출 넘버원’은 소재 고갈과 함께 5%대 시청률로 같은 시간대 경쟁작인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슷한 성적으로 부진했다. 주말 오전 시간대에 시청률 5~6%대였던 ‘해피타임’과 ‘찾아라 맛있는 TV’는 메이저리그 중계와 맞물려 비운을 맞았다. 앞서 MBC는 2009년부터 방송했던 MBC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를 종영 고지 없이 지난달 28일 프로그램을 마무리해 씁쓸함을 남겼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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